역사적 가치를 품은 백련의 고향 시흥 관곡지

‘주말 농부장터’ 시흥 농산물의 우수성 알린다

시민과 농가를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 운영

시흥시 관곡지 2025.7.5 시흥/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시흥시 관곡지 2025.7.5 시흥/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백련이 피는 계절, 시흥시 관곡지에 연(蓮)과 함께 시흥시 제철 농산물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열려 시민과 관람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관곡지는 조선 전기 농학자 강희맹 선생이 명나라에서 연꽃씨를 가져와 관곡지에 심은 뒤, 전국으로 연이 퍼져나갔다는 데서 상징성과 역사성을 가진다. 시흥시는 1986년 향토유적으로 지정하고 연꽃테마파크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시흥시 연꽃테마파크에서 연꽃을 촬영하는 사진가 2025.7.5 시흥/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시흥시 연꽃테마파크에서 연꽃을 촬영하는 사진가 2025.7.5 시흥/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5일 연꽃테마파크에는 백련의 수려한 자태를 사진으로 담으려는 사진가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무성한 연잎 사이로 흰빛깔에 뾰족한 꽃잎을 지닌 백련이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날 연꽃테마파크에선 제13회 강희맹 선생 연꽃차 추모 다례 행사도 진행됐는데, 한복을 입은 아이들이 연꽃과 어울리며 뛰어노는 모습에서 여름의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학미산이 보이는 관곡지의 풍경은 시흥시를 상징하는 풍경 중 하나”라며 “더운 날씨이지만, 많은 분들이 연꽃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자랑했다.

시흥 관곡지에서 생산된 연으로 만든 차 2025.7.5 시흥/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시흥 관곡지에서 생산된 연으로 만든 차 2025.7.5 시흥/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연꽃테마파크에선 연꽃만 만날 수 있는 건 아니다. 시흥시 농부들이 직접 운영하는 ‘농부장터’가 주말마다 열려 시흥시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우수성을 소개한다. 2012년부터 시작돼 10여년째 이어오면서 연꽃테마파크를 찾는 관람객들이 빠지지 않고 둘러보는 순례코스로 자리 잡았다.

13개 농가와 5개 농산물가공업체 등 18개 부스가 마련돼 버섯부터 감자, 호박, 토마토, 복숭아, 가지, 여주 등 아침에 재배한 농산물을 농부들이 직접 당일에 선보이고 있어 연꽃을 보러 왔다가 시흥시 농산물을 양손 가득 들고 가게 된다.

시흥시 연꽃테마파크에 마련된 농부장터. 2025.7.5 시흥/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시흥시 연꽃테마파크에 마련된 농부장터. 2025.7.5 시흥/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시흥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요리강좌에 참석자들이 요리를 하고 있다. 2025.7.5 시흥/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시흥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요리강좌에 참석자들이 요리를 하고 있다. 2025.7.5 시흥/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까치농원 정영숙(65) 대표는 “농부들이 직접 판매하는 새벽에 재배한 신선한 농산물이라는 점에서 인기가 많다”며 “명함을 받아갔다가 택배주문하는 양이 많아 농부장터를 통해 시흥시 농산물의 인지도가 오른다는 것을 참여농가 모두가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흥시 농업기술센터는 구매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관내 생산 농산물인지를 확인하는 등 품질 관리에서부터 개장 이벤트로 농부장터를 지원하고 있다. 무더위를 피한 이른 아침 관람객을 위해 개장시간을 오전 8시로 앞당기는 등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연꽃테마파크 옆에 위치한 시흥시 농업기술센터에서도 시민, 농가를 위한 행사가 열려 방문 전에 알아보는 것도 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농업기술센터에선 요리에 서투른 남성들을 위한 ‘신사의 밥상’이 진행돼 30대부터 70대에 이르는 다양한 시민들이 시흥시 농산물을 활용해 요리특기 하나씩을 얻어 갔다.

시흥시 연꽃테마파크 농부장터에 판매되는 농산물 2025.7.5 시흥/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시흥시 연꽃테마파크 농부장터에 판매되는 농산물 2025.7.5 시흥/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참가자들은 떡갈비와 연근 샐러드를 만들며 즐거워했다. 홍모(31) 씨는 “자취를 하게 되면서 요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농업기술센터에서 좋은 기회를 얻어 참여하게 됐다”며 “이런 프로그램이 정기적이고 더 오래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대 아들과 함께 참가한 박모(57) 씨도 “요리에 서툴러 재료를 준비하는 데 어려웠지만, 재미있었다”며 “체계적으로 요리를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시흥시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5월에는 ‘우리쌀 전통주’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이달에는 ‘우리쌀 제과제빵’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요리 강좌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를 확대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시흥/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