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호 군포시장이 최근 MZ 세대 공직자 70여 명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군포시 제공
하은호 군포시장이 최근 MZ 세대 공직자 70여 명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군포시 제공

“시장님, ‘알잘딱깔센’을 아시나요?”

하은호 군포시장이 고개를 갸웃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자주 쓰는 신조어의 뜻을 알고 있느냐는 한 공무원의 질문에 하 시장은 “잘 모르겠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민망함은 잠시, 하 시장은 계속해서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는 “앞으로 그런 단어를 좀 써봐야겠다”는 열린 자세로 이들에게 한걸음 가까이 다가갔다.

하 시장이 취임 3주년을 기념해 2022년 이후 임용된 저연차 직원 70여 명과 함께 최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이들 대부분은 ‘MZ 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에 속해 있어 60대의 하 시장과 많게는 30년 이상 나이 차가 난다. 이번 자리는 평소 만남의 기회가 적은 시장과 젊은 직원 간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다름을 인정하고 세대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은호 군포시장이 최근 MZ 세대 공직자 70여 명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군포시 제공
하은호 군포시장이 최근 MZ 세대 공직자 70여 명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군포시 제공

하 시장과 70명의 공직자들은 이날 좋아하는 음식과 취미활동 소개, MBTI 분석과 밸런스 게임 등을 통해 무겁지 않은 방식으로 서로의 생각 차이를 확인하고 서서히 공감대를 찾아 나갔다. 특히 꾸안꾸, 갓생, TMI, 억텐, 알잘딱깔센 등 MZ 세대가 사용하는 신조어에 대한 질문에 하 시장이 답변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초반의 다소 어색했던 분위기는 점점 유쾌하게 바뀌어 갔다.

직원들은 ‘에어컨을 좀 많이 틀어달라’는 가벼운 건의를 비롯해 동기·또래와의 만남 프로그램 활성화, 다면평가 방식 도입 등의 제안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시장과의 대화였지만 MZ 세대답게 솔직한 의견을 전달했고, 하 시장 역시 마음을 열고 이들과의 대화에 집중했다.

군포시는 이미 지난 3월부터 ‘소통도시樂(락)’ 운영을 통해 젊은 직원들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하 시장을 단장으로 다양한 직급·직렬의 직원들이 매달 한 차례 정기모임을 통해 시정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세대 간 차이를 극복해 활기찬 조직문화를 만들고, 이를 통해 도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하 시장의 의중이 담겼다.

하은호 군포시장(왼쪽)이 MZ 세대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군포시 제공
하은호 군포시장(왼쪽)이 MZ 세대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군포시 제공

하 시장은 “MZ 세대라고 하면 부정적 인식보다는 참신하고 창의적으로 일을 잘 한다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며 “우리 젊은 직원들이 꿈을 가지고 도전적으로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며 즐겁게 일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