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싱신드롬, 원인 따라 다르게 치료

의인성, 스테로이드 사용 조절 원칙

종양, 주로 수술적 방법 필요할수도

뇌하수체, 80% 해당… 약물 투약

코티솔 외 간 손상 등 종합적 대처를

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
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

자, 이제 반려동물이 복잡한 검사 과정을 거쳐 쿠싱신드롬으로 진단이 내려졌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 치료되는지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자. 쿠싱신드롬은 뇌하수체 종양에 의한 경우와 부신 종양에 의한 경우 그리고 장기간 과도한 스테로이드의 복용에 의한 경우 등 크게 세가지 원인으로 발생한다고 소개한 바 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쿠싱신드롬의 치료는 각각의 원인에 대해 다르게 대처하여야 한다. 첫번째로 과도한 스테로이드 복용이 원인인 의인성 쿠싱의 경우 스테로이드 복용을 멈추면 된다. 이론적으로는 인과관계가 단순하고 명확하기 때문에 해결 방안도 쉽게 나온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특별한 이유 없이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쿠싱신드롬이 발생할 정도로 장기간 과도하게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경우라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써야만 관리되던 기존의 질병이 스테로이드를 대체하여 관리할 수 있는 약물이 있는 경우라면 치료가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대체 약물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라면 아주 힘든 치료가 될 수도 있다. 반려동물의 상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보호자와 수의사가 긴밀히 소통하며 스테로이드의 사용량을 조절하는 수밖에는 없다.

다음으로 부신 종양으로 인해 발생한 쿠싱신드롬의 경우는 수술적인 방법이 필요할 수도 있다. 부신 종양은 악성보다는 양성종양이 많고 편측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경우라면 수술을 통해 종양화된 부신을 제거하고 이후 분비되는 코티솔의 양을 모니터링하면서 그에 걸맞은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 후 급격하게 코티솔의 분비가 줄어들어 갑작스러운 부신피질 기능 저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때는 신속하게 부신피질 기능저하증에 대처하는 치료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에 관한 내용은 다음 칼럼에서 다루기로 하자.

세번째로는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겨 발생한 쿠싱으로 자연 발생하는 쿠싱신드롬의 대략 80%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 뇌하수체 의존성 쿠싱신드롬은 종양화된 뇌하수체에서 부신 자극 호르몬을 과도하게 분비함으로써 부신을 과활성화시켜 코티솔을 과도하게 분비하여 쿠싱신드롬이 발생한다. 수술적인 방법으로 뇌하수체를 제거할 수는 없으며 뇌하수체에 직접 작용하는 약물 역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부신을 억압하여 코티솔의 과다 분비를 조절하는 약물을 투약하여 치료를 시작한다. 각 환축별로 약물에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초기 약물 투여시 최소 유효 용량부터 투약을 시작하며 모니터링을 통해 증량해가면서 적정 용량을 찾게 된다. 만약 부신피질 기능 저하 증상이 나타날 경우 투약을 중지하고 치료 후 감량하여 투약하게 된다. 1차 선택 약물의 경우 85% 정도의 증례에서 증상의 개선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약물을 투여하고 있을 때만 효과가 유지되고 부신을 파괴하는 약물은 아니므로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 투약을 중지하면 된다. 1차 치료의 경우 부작용이 적고 약물 반응이 좋지만 1차 치료에 반응을 하지 않는 난치성 쿠싱 신드롬 역시 존재한다. 이런 경우라면 부신에서 코티솔을 분비하는 부위를 직접적으로 파괴하는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2차 선택 약물의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나타내기도 하며 투약을 할 때에도 신체반응에 대한 세밀한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약물의 용량을 수시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쿠싱 신드롬은 피부병은 물론 간손상, 비뇨기계 이상 및 췌장염 등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 혈당수치를 높여 당뇨증세를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면역력을 약하게 해서 각종 감염성질환에 취약하게 만들기 때문에 치료 전략을 수립할 때 단순히 코티솔 수치를 낮추는 것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옛말에 유비무환이라고 하였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평소 건강관리에 진심인 슬기로운 보호자 생활을 기대해본다.

/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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