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기관사가 장관으로 지명되고
비판하다 쫓겨난 검사는 검사장에
인류의 가장 큰 욕망은 부귀 라지만
새 정부, 국민이 만든 것 명심하고
새로 뽑힌 고관대작들 최선 다하길
미치광이 정권이 검찰 독재와 폭정을 일삼다가 끝내 대통령이 파면되고 그 정권은 무너지고 말았다. 새 정권이 들어서자 벼슬자리가 쏟아져 나와 새 인물들이 고관대작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서 새로운 풍경들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기차를 운행하던 기관사가 장관으로 지명되는 소식이 들려오고, 소속 기관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던 검사가 한직으로 쫓겨나 희망이 없는 상태였는데 부장검사에서 일약 ‘검찰의 꽃’이라는 검사장으로 임명되는 뉴스도 볼 수 있었다. 국민들이 선거만 잘 하면 이런 멋진 변화를 목격할 수 있으니 역시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임이 분명하다.
인류가 살아오는 동안 가장 큰 욕망은 두 가지다. 첫째는 부(富)요, 둘째는 귀(貴)다. 바로 ‘부귀’야말로 모든 인간이 희구하는 최대의 욕망이다. 그중에서도 ‘귀’란 오늘날의 벼슬을 의미한다. 인간은 높은 벼슬에 오를수록 귀하게 되므로 누구나 벼슬이 높아지기를 그렇게 바라고 바라는 것이다. 가장 높은 벼슬이야 옛날에는 임금이고 오늘에는 대통령이다. 이들은 국가의 원수여서 귀로 보면 극치이지만 벼슬의 높고 낮음으로는 계산에 넣지 않는다. 그렇다면 옛날에는 공경대부(公卿大夫)가 가장 귀한 벼슬이었고 오늘날에는 각 부처의 장·차관과 장·차관급의 각급 기관장들이 가장 귀한 벼슬아치들이다. 귀한 벼슬에 임명되는 분들은 물론 그만한 자격과 능력을 인정받아 발탁되는 영광을 얻었겠지만, 국민이 정권을 교체하고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켜 준 덕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고관대작들은 진지하게 맹자(孟子)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실천하는 데 온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맹자’의 고자(告子)장에는 하늘이 내린 벼슬인 천작(天爵)과 인간이 임명한 인작(人爵)이 있다고 구별하여 어떤 벼슬에 더 집중해서 노력해야 하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하였다. ‘인의충신(仁義忠信)하여 착함을 즐기며 꾸준히 진보하는 그것은 하늘이 준 벼슬이요, 공경대부(公卿大夫)는 사람이 준 벼슬이다’라고 구별하여 하늘이 인간에게 내려준 덕성(德性)은 천작이요, 인간이 내려준 귀한 벼슬은 인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옛날 사람들은 먼저 인간의 덕성을 제대로 닦아 그 덕성에 따라 사람이 준 벼슬을 올바르게 수행했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하늘이 준 벼슬을 닦아 그것으로 사람이 준 벼슬을 얻기는 해도 인작을 얻고 나면 천작을 내버리니 미혹됨이 매우 심하여 끝내는 필연코 자신이 멸망하고 만다는 무서운 경고를 하고 있다.
그렇다. 애초에는 자신의 덕성을 잘 닦고 수양하여 명성을 얻어 높은 벼슬에 오르지만, 고관대작의 지위에 오르면 권력과 물욕에 도취되어 자신을 그 자리에 있게 해준 임명권자인 국민을 배반하고 자신의 멸망에 이르는 악행을 저지르고 만다는 무서운 이야기였다. 자고나면 고관대작들이 탄생하는 요즘이다. 이 정권이 어떻게 해서 세워진 정권인데 자신의 부귀호강에 만족하느라 애초에 닦은 덕성과 인격을 내팽개치고 잘못된 길로 들어서야 되겠는가. 광화문에서 모진 추위를 이기며 촛불을 들었던 촛불 민중을, 여의도에서 수백만 인파가 흔들던 응원봉의 애원을 잊어서야 되겠는가.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고 진짜 민주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야 할 고관대작들. 행여나 딴마음 먹지 말고 하늘이 내려준 벼슬에 충실하여 그 결과로 얻어진 인간의 벼슬에 최선을 다해 주길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
반면교사 또는 타산지석이라는 말이 있다. 앞 정권의 고관대작들이 국민이 무서운 줄도 모르고 자신이 닦은 덕성을 모두 내팽개치고 국민을 탄압하며 정치적 반대파를 혹독하게 탄압하던 모습을 우리는 목격했다.
권력에 빌붙어 인작만 누리느라 천작을 잊어먹은 고관대작들, 오늘 그들의 말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우리는 역력히 목격하고 있지 않은가.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오빠’인 대통령을 그렇게 흔들고 국정을 농단하던 대통령 부인에게 쓴소리는커녕 절대 아부만 하던 고관대작들, 새로 들어선 정권의 고관대작들은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된다는 점을, 맹자 말씀으로 경고장을 보낸다.
/박석무 다산연구소 명예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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