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위원회 조사 중지 2116건… 경기지역 추가규명 희망 지피나
김성회·용혜인 의원, 법안 심사 앞둬
12월1일 시행·위원수 확대 공통점
집단시설 인권침해·조사권 등 차이
국가폭력 피해를 밝히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3기 출범 움직임이 국회 발의로 본격화되자 경기지역 내 사건규명을 바라는 시민들이 다시 한번 희망의 불을 지피고 있다.
채모(81)씨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9월의 어느 날 자신이 살던 수원에서 아버지를 잃었다. 당시 채씨는 국민학교 1학년이었지만 그날이 잊히지 않는다.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9월 15일) 이후 퇴각하는 인민군을 솎아내기 위해 동네는 불바다로 변했고, 부역자로 지목된 아버지가 흔적도 없이 어디로 끌려가 사라졌다고 한다. 채씨는 “정녕 부역을 했을망정, 시대상황도 고려하지 않고 사람을 흔적 없이 죽이는 건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다”며 “늦었지만 나라가, 역사가 사과하고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채씨는 3기 진실화해위에서 아버지 사건이 규명되길 바라고 있다. 해당 사건은 2기 진실화해위에서 다뤄졌으나, 지난 5월 2기 위원회의 조사 기간 만료와 함께 ‘조사 중지’됐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2기 위원회에서 조사 중지된 사건은 2천116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채씨 아버지와 같은 한국전쟁 관련 사건은 1천5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에는 김성회(더불어민주당), 용혜인(기본소득당) 의원의 3기 진실화해위 연내 출범 근거 등을 담은 과거사법 개정안이 최근 발의돼 법안 심사를 앞두고 있다. 두 개정안 모두 법 시행일을 올해 12월 1일로 하고, 기존 9명이던 위원 숫자를 11명으로 늘렸다. 집단수용시설 인권침해 사건을 전담조사국이 맡도록 하고(김성회 안), 압수수색 영장 청구 의뢰 권한 등을 통해 조사권을 강화하도록 하는(용혜인 안) 것이 두 발의안의 차이다.
시민사회에서는 위원회의 조사 권한 강화와 함께, 신청된 사건만 조사하는 ‘신청주의’의 관례에서 벗어나야 보다 명백한 과거사 진상규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송운학 한국전쟁전·후 민간인 피학살유족회 자문위원은 “상설적 조사체계가 갖춰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어렵다면 조사가 중도에 막히는 걸 막기 위해 기간을 최대한 부여해야 한다”면서 “관행적으로 시민들이 신청한 사건만 조사했는데 사건마다 연계됐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위원회가 직권적으로 조사 범위를 넓혀야 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사가 종료된 2기 진실화해위는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을 포함해 한국전쟁 시기 양평에서 군경에 의해 민간인이 희생된 사건, 김포에서 치안대에 의해 민간인이 집단 살해된 사건 등 경기지역의 여러 국가폭력 사례를 규명해 지자체 등 책임당국에 공식 사과와 피해 및 명예회복 조치를 권고한 바 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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