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은입사향완

 

섬세함 극치 이루는 은입사 기법

고려 금속공예 예술적 성취 표현

하반기 국가문화유산 신청 앞둬

강화역사박물관 ‘고려시대 강화’ 코너에 전시 중인 청동은입사향완. 사방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특별 전시 케이스 중앙 높은 자리에 올려 놓았다. 2025.7.8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강화역사박물관 ‘고려시대 강화’ 코너에 전시 중인 청동은입사향완. 사방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특별 전시 케이스 중앙 높은 자리에 올려 놓았다. 2025.7.8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인천 강화에서는 최근까지도 국보급 고려 유물이 발굴되고 있다. 고려 도성의 중심이었던 강화군 읍내에서는 유물 발굴로 인해 원하는 공사를 제때 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지하 터파기 공사를 꺼릴 정도다. 유물 발굴로만 따지면, 강화는 ‘현재 진행형’ 고려 수도이다.

최근 발굴된 고려 유물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강화역사박물관 전시장에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그 주인공은 ‘청동은입사향완(靑銅銀入絲香垸)’.

강화역사박물관 ‘고려시대 강화’ 코너에 가면 볼 수 있다. 청동은입사향완은 다른 유물과 달리 사방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특별한 전시 케이스에 모셔 두고 있다.

청동은입사향완이란 사찰 같은 곳에서 향을 사르는 청동으로 된 뚜껑 없는 향로인데, 그 표면에 은으로 그림과 글씨를 새겨 넣었다는 의미다. 은입사라고 할 때의 입사 기법은 상감청자와 같은 방식으로 이해하면 된다.

섬세함의 극치를 이루는 은입사 기법은 고려 금속공예의 예술적 성취가 얼마나 높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고려의 뛰어났던 예술혼이 강화역사박물관 속 청동은입사향완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20년 강화에서 발굴된 강화역사박물관 소장 청동은입사향완. 2025.7.8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2020년 강화에서 발굴된 강화역사박물관 소장 청동은입사향완. 2025.7.8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이 청동은입사향완은 불과 5년 전인 2020년, 강화군 선원면 창리 공동주택 건설 부지에서 발굴되었다.

아직 많은 부분에서 정밀 연구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강화 발굴 청동은입사향완은 이미 국보로 지정된 몇몇 청동은입사향완에 비해 예술적 가치나 그 역사적 의미에 있어서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2가지 정도다. 우선, 바닥면에 쓰인 글씨. 팔만대장경을 판각하고 보관했던 곳으로 알려진 ‘선원사(禪源社)’로 읽을 수 있는 글자가 나왔다는 점이다. 이 향완이 실제로 선원사와 관련된 시설에서 쓰인 것으로 판명된다면 그 역사적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깊어진다. 또 하나는, 동서남북으로 나누듯 향완의 옆면 4곳에 큼지막하게 새긴 범자(梵字)이다. 불교의 원형질을 담고 있는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의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강화 청동은입사향완에서는 그동안 우리나라 유물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글자도 새겨 넣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여기에 범자를 둥그렇게 둘러싼 복잡한 형태의 문양과 향완 받침이나 입구의 입술 부위 구름 문양 등도 그 표현 양식이 무척 정교하다.

발굴 직후 이 청동은입사향완을 감정한 전문가들은 연구 보고서 등을 통해 “13~14세기 향완의 시대적 양식을 잘 간직하고 있으며, 고려시대 향완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국가지정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강화군에서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이 청동은입사향완을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해 줄 것을 신청할 예정이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