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수할 수 없는 수요층 유입

전월셋값 민감히 부풀어 오르고

다른 상품 이용해서 결국 선택도

전세 등 사금융시장 열렸다면

수요억제 효과 3~6개월에 그칠 듯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

정부의 6·27대책 발표에 따라 6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되는 등 역대급 대출 규제조치들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대출 규제는 단기 수요 억제에는 분명 효과가 있지만, 부동산 시장에 다양한 왜곡 현상도 불러온다. 즉 차주의 다양한 행태 변화는 ‘풍선 효과’ 키워드를 통해 대부분 풀이할 수 있다.

경제학 용어에서 쓰는 풍선 효과(Balloon Effect)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른 곳에서 문제가 또 불거지는 현상을 말하며, 마치 풍선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과 비슷하다고 하여 생겨난 표현이다. 따라서 새 정부의 초강력 대출 규제가 앞으로 불러올 풍선 효과들에 어떤 것이 있을지 검토해 볼 시점이다.

차주의 첫번째 행태변화는 바로 포기(기회 상실)다. 문제는 주거용 시장의 경우는 매수 포기가 수요 자체가 사라짐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의식주에서 필수재 및 생존권과 직결된 주택시장은 매매와 임대차 사이에서 선택지가 갈릴 뿐 수요 총량의 변화에는 대출 규제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대출 규제로 인해 매수할 수 없게 된 수요층의 상당수는 전월세 시장으로 유입돼 반대편 풍선에 해당되는 전월세 가격을 부풀어 오르게 한다고 평가된다.

전월세 시장이 매매에 대한 우회로는 맞지만 최근처럼 전월세 가격이 장기간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는 반드시 기분 좋은 선택지로만 보기도 어렵다. 즉 매매를 하고자 마음먹은 수요자라면 대출 규제로 인해 선택지에서 다소 벗어나더라도 중저가 지역으로 이동하는 패턴을 보인다. 즉 차주의 두번째 행태변화는 다른 상품(대출 혹은 차선)을 이용해서라도 결국 선택하려는 노력이다. 예를 들어 과거 문재인 정부가 9억원 이상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서울 내에서도 9억원 이하 중저가에 해당되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의 지역으로 수요가 순차 이동하며 가격이 뛰었다. 즉 대출 규제로 서울에서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다면 지역을 바꾸더라도 수도권에서 대출 가능한 알짜 지역과 물건을 찾는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풍선 효과는 면적에 대한 선호도에도 변화를 일으킨다. 현재 국민면적 기준은 전용면적 84㎡(공급면적 기준 33~35평)로 수요층이 가장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대출 한도 축소로 인해 구매 선택 자체가 어렵다면 그 수요는 전용면적 59㎡(공급면적 기준 23~26평)로 대체된다. 즉 교육, 직장 등의 개별적 사유로 생활권을 바꿀 수 없는 수요층은 중대형에서 중소형으로, 신축에서 구축으로, 아파트에서 비아파트로 보유자산과 소득에 따라 차별화되며 대출 규제에 의해 선택지 자체를 변경한다.

대체 물건들이 각광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에 반드시 그 물건을 사고자 한다면 구매할 수 있는 우회로가 대한민국에 존재한다. 즉 차주의 세번째 행태변화는 자산과 신용, 소득 등이 대출 한도에 우호적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그 물건을 반드시 선택하려는 목적성이 강한 수요자다. 이러한 사람들은 결국 공식 금융을 벗어나 개인 대 개인의 사금융 시장을 레버리지로 활용한다.

예를 들어 서울 마포구 내 20억원에 해당되는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경우 예상했던 대출한도인 10억~14억원 보다 크게 축소된 6억원만 대출 가능하면 과연 포기할까? 아무래도 즉각 포기하기 보다는 전세가격 레버리지 수준을 따져보고 10억원 이상에서 전세금이 형성돼 있다면 기존 전세 계약 승계를 통해 결국은 선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장의 점유 및 거주는 어렵지만 금융권이 제공하는 대출 한도보다 높은 금액을 전세시장이 제시하므로 소유권만큼은 미리 가져올 수 있다.

결국 초강력 대출 규제 환경에서 진화하는 시장과 수요자 인식 변화로 인해 짧으면 3개월, 길면 6개월 정도가 지나면 다양한 우회경로들이 기민하게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내 집이 없는 수요자라면 대출 규제로 인해 발현될 풍선 효과의 경로들을 사전에 인지해 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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