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 배달·건설노동자들도… 불볕 더위에 ‘헉헉’

 

젖소 스트레스 우유량 줄어 들어

배달부원 장구류 많아 더위 취약

건설현장 음료·휴식해도 역부족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상승하고 온열질환자가 끊임없이 속출하는 등 올여름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9일 용인시의 한 축사에서 젖소들이 쿨링포그로 열기를 식히고 있는 모습. 2025.7.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상승하고 온열질환자가 끊임없이 속출하는 등 올여름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9일 용인시의 한 축사에서 젖소들이 쿨링포그로 열기를 식히고 있는 모습. 2025.7.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기록적으로 짧은 장마로 7월초부터 폭염이 급습하며 사회 곳곳에 비상이 걸렸다.

9일 오후 3시께 화성시 정남면의 한 축산 농가 천장에는 10여대의 선풍기가 쉴 새 없이 바람을 내뿜었다. 한우 60두 정도가 있는 이곳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24시간 선풍기를 틀어놓지만, 역부족인 듯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 20분에 경기도 전 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지며 더위는 절정에 달했다.

우사를 운영하는 최모(66)씨는 이번 여름을 대비하기 위해 지붕도 덧댔지만, 소들이 40도 가까운 불볕더위를 아무 문제 없이 견뎌내기는 불가능하다. 최씨는 “사람들은 더우면 시원한 곳에 가면 되는데 소들은 그러지도 못해서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는 “진짜 올해는 너무 덥다”며 “소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더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를 받은 소는 사료도 많이 먹지 않아 젖소의 경우 우유가 덜 나오는 데다 선풍기를 계속 틀어놔서 전기세도 평소보다 70만~80만원 더 나온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상승하고 온열질환자가 끊임없이 속출하는 등 올여름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9일 용인시의 한 건설현장에서 인부가 물을 마시며 잠시 더위를 피하고 있는 모습. 2025.7.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상승하고 온열질환자가 끊임없이 속출하는 등 올여름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9일 용인시의 한 건설현장에서 인부가 물을 마시며 잠시 더위를 피하고 있는 모습. 2025.7.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폭염 피해 상황은 농가 뿐 아니라 배달노동자와 건설현장 노동자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인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에서 만난 배달노동자 박모(33)씨는 최근 날씨 때문에 이륜차에 휴대용 선풍기를 장착했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이번 주부터 너무 더워서 선풍기를 달았는데, 사실 큰 효과는 없는 것 같다”면서도 “이런 날씨에 일하려면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 텀블러에 시원한 물을 넣어서 자주 마시고 있다”고 했다. 헬멧을 벗고 선풍기 바람을 맞는 것도 잠시, 박 씨는 곧바로 잡힌 ‘배달콜’을 확인하고 서둘러 이동해야 했다.

배달 경력 3년의 조모(40)씨는 내일부터 출근 시간을 늦출 생각이다. 그는 “이륜차를 이용하는 배달원의 경우 헬멧과 팔토시, 마스크 등 장구류가 많아 더위에 대한 고충이 크다”며 “배달의민족이나 쿠팡 같은 플랫폼에서 낮 시간에 배달요금 추가 인센티브를 줘 나왔는데 돈을 조금 적게 벌더라도 저녁부터 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생업을 위해 다들 참고 일하는 만큼 지자체에서 자영업자와 배달원 모두를 위한 ‘공공 배달 플랫폼’을 활성화해 조금이라도 소득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도내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폭염에 취약하긴 마찬가지다. 오후 2시께 수원 권선구의 한 4층짜리 상가 공사장. 이곳에서 만난 10여명 작업자들은 챙이 넓은 밀짚모자와 팔토시로 더위를 막아보려 나름 애쓰지만 하염없이 흐르는 땀방울을 수건으로 닦아낼 밖에 없었다.

현장소장 조모(51)씨는 “무더위 전에 골조를 쳐서 다행이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훨씬 더운 탓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며 “작업자들이 수시로 찾아 먹을 수 있게 컨테이너 휴게실 냉장고에 찬 것들을 쟁여놓고 있으며, 2~3시간 일하면 30분은 꼭 쉬는 등 만일의 상황에 단단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이주 내내 비 소식 없이 불볕 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단기 예보상 오는 14일까지 낮 최고기온 32도가 넘는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형욱·조경욱·조수현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