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강성지지층 ‘배신자’ 프레임에 공격당해
재선 새 도전 1년 남지않은 金에 꽤나 부담
차기 도지사로 다수 후보군 거론도 이례적
정면돌파하는 방법, 성과로 증명하는 길 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초 행복한 허니문을 즐기고 있다. 국정수행 지지도가 취임 한 달여 만에 60%를 넘어서는 등 대선 당시 득표율보다 높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어서다. 언론 및 야당과의 소통을 늘리고 민생분야에 주력하며 ‘일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이는 게 주효했다. 무엇보다 ‘실용(實用)’ 정부를 표방하는 점도 진영을 넘어선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주된 이유다. ‘청산’·‘개혁’ 등 과거 진보 정권이 강조하던 막연한 어젠다보다 ‘민생회복’·‘소비’·‘주식’ 등 체감되는 경제정책을 국무회의 테이블 위에 올리면서 공감대를 이룬 국민이 많아졌다는 평가다.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조치는 접경지역 국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되찾아 준 실용 조치의 사례다.
이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상대였던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조용히 제 자리에 복귀한 지 두 달 이상이 지났지만 여전히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선 상대였다는 이유만으로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 ‘배신자’ 프레임이 씌워져 커뮤니티와 뉴스 댓글 등을 통해 공격을 당하고 있어서다. 이 대통령 업적에 김 지사가 숟가락을 얹으려 한다는 일명 ‘성과 도둑질’이 비판의 요지다. 김 지사에 대한 ‘배신’ 프레임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씌워졌다. 과거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가 당시 야권의 플랜B로 불렸던 김 지사를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경기도)지사된 사람. 단일화 감도 아닌데 민주당 공천으로 지사 된 것”이라며 ‘배은망덕’하다고 깎아내리면서다. 당 경선은 끝났지만 강성지지층의 이유 모를 앙금(?)은 풀리지 않은 셈이다.
김 지사는 3년 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광역단체장 민주당 후보 중 유일하게 당선된 사례다. 민주당 패배로 끝난 지방선거에서 김 지사의 중도이미지로 어려운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낙인처럼 한 번 잘못 덧씌워진 프레임을 벗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덫에 걸린 것처럼 벗어나려 할수록 옥죄어진다. 낙인을 지우는 데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문제는 김 지사 앞에 경기도지사 재선(再選)이란 새로운 도전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도지사 재선을 새 목표로 삼은 김 지사에게 당내 강성 지지층의 공격은 꽤나 부담스럽다. 특히 당이 총선과 대선 과정을 거치며 더욱 강력한 친명과 강성 지지층 중심으로 재편된 점도 김 지사에게는 악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미 민주당 내에는 차기 도지사 후보군들이 줄을 섰다. 하마평에 오르는 이만 10여 명으로 말 그대로 후보군 난립이다. 자당 현역 도지사의 재선 의지가 뚜렷한 상황에서 다수의 후보군이 거론되는 것도 이례적이다. 그만큼 김 지사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 지사도 이를 잘 인지하고 있다. 때문에 누구보다 이 대통령 정책에 보폭을 맞추 정책을 지원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김 지사는 자신의 취임 3주년 기자회견도 열지 않았다. “새 정부가 성공하도록 뒷받침하고 대통령이 스포트라이트 받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밝힐 만큼 자신을 낮췄다.
김동연의 재선은 이재명의 실용과 맞닿아 있다. 능력만 있다면 지난 정부의 장관이 현 정부에서 유임될 수 있고, 보수정당을 진두지휘했던 비대위원장 출신도 미국 특사로 검토할 수 있는 게 바로 이재명식 ‘실용’이다. 김 지사 앞에 강성지지층의 공격과 당내 주류 인사들의 도전과 이들과의 경쟁이 예고돼 있지만 이를 정면 돌파할 수 있는 방법도 경기도지사 성과로 증명하는 길 뿐이다. 대통령과 당(黨)의 눈치만 봐서도 안된다. 경기도지사를 만들어 내는 것은 결국 경기도민의 민심이다. 김 지사의 실력을 결과로 증명할 수 있는 시간은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교통·복지·노동에서 김동연 도정의 성과가 있었지만 경기북도 설치나 경기국제공항 등은 여전히 정책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라는 확신을 가졌다면 남은 1년 김 지사 자신에게 더욱 매서운 채찍질이 필요하다.
/김태성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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