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젊은작가상 수상’ 강보라 작가 첫 소설집

호기심·불쾌감 동시에 주는 요소로 제목 ‘긴장’

나와 같지 않은, 그래서 낯선 이와 관계성 다뤄

통찰력, 섬세한 시선, 유려한 문체 몰입감 증폭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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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강보라 지음. 문학동네 펴냄. 328쪽. 1만6천800원

2025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강보라 작가의 첫 소설집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이 독자들을 만났다.

소설집 제목은 낯섦이 일으키는 긴장 관계를 암시한다. 1960년대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 주도로 진행한 연구 결과 뱀과 양배추는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불쾌감을 동시에 안긴 요소였다.

강보라는 타인의 시선 속에서 피사체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포착해 글로 엮었는데, 책에는 이런 주제의식을 가진 작품 7편이 담겼다.

이 작품들은 나와는 같지 않은 사람, 그래서 낯설 수밖에 없는 이들의 복잡하게 얽힌 관계성을 다룬다. 이는 모든 인간이 서있는 자리는 같을 수 없다는 강보라 작가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소설집 전반부에는 서로를 낯설어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점차 가시화하는 작품이 배치됐다.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신시어리 유어스’는 사회, 문화, 경제적인 자본의 격차가 밝혀지며 서로의 위상이 뒤집히는 미묘한 갈등의 순간을 건져올렸다.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의 미술 계통 종사자 ‘재아’는 중산층 순혈 문화인에 속하는 남편에게 은근한 열등감을 느끼며 남편의 미학관을 베껴 써왔지만, 여행차 방문한 발리에서 평소라면 무시했을 배낭여행자들과 어울리며 그들에게 의외의 모습을 발견하고 끌림을 느낀다.

이런 서사는 어느 순간 독자들에게 ‘재아가 진심으로 애정하는 세계는 어느 쪽일까?’하는 고민을 품게 한다.

강보라 작가가 가진 대중의 관심사를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섬세한 시선, 유려한 문체는 몰입감을 더하는 요소다. 이제 막 소설집을 낸 강보라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는 책이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