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 의왕 부곡초·손동욱 파주 금릉중 야구부 감독, 야구용품 기부
20년 전 부천고서 사제지간 인연
베트남 대표팀과 친선 경기 진행
맹일혁 고양 백마초 감독도 동참
과거 고교 야구부에서 감독과 코치, 선수로 동고동락했던 사제지간의 세 지도자가 오랜만에 해후했다. 야구 불모지 베트남에서 고군분투 중인 옛 스승을 위해 제자들은 선뜻 야구용품 기부에 나서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박효철 베트남 야구 대표팀 감독과 이동진 의왕 부곡초 야구부 감독, 손동욱 파주 금릉중 야구부 감독. 이들은 20년 전 당시 부천고 야구부에서 감독과 코치로, 또 선수로 인연을 맺었다.
박 감독은 3년 전 베트남에 야구를 보급하겠다는 목표 하나로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2022년 6월28일자 17면 보도), 현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야구 인프라가 전혀 없는 타국에서 야구를 뿌리내리는 일은 순탄치 않았으나 박 감독은 베트남행을 결심했던 당시의 각오를 되새기며 3년간 굵은 땀방울을 쏟았다. 변변한 야구장도 없어 매번 축구장을 빌려 훈련을 거듭하는 열악한 환경이 이어졌지만, 박 감독은 선수들의 열정과 미소에 힘을 얻으며 꿋꿋이 이겨냈다.
이런 박 감독에게도 고민이 있었다. 야구는 공과 배트, 글러브 등 많은 소모품이 필요한 종목이지만 이 부분이 원활하지 않은 점이 항상 마음에 걸렸던 것. 이에 제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대한체육회가 주최·주관한 ‘개도국 선수 초청 합동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지난 1일 한국에 입국했고, 옛 스승의 한국 방문에 맞춰 제자들은 대량의 야구공을 준비해 박 감독에게 선물한 것이다. 맹일혁 고양 백마초 야구부 감독도 이들의 뜻에 공감해 야구공 기부에 동참했다.
지난 5일에는 고양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야구장에서 손 감독이 이끄는 금릉중 야구부와 베트남 대표팀 간 친선경기도 열렸다. 비록 연습경기였지만 사제지간 사령탑 간 양보 없는 대결을 펼치며 명승부를 연출했고 양 팀 선수들 역시 경기가 끝난 뒤에도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우정을 과시하며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박 감독은 “감독과 코치로 만났지만 이제는 오랜 벗이나 다름 없는 이동진 감독과 이젠 늠름한 지도자로 성장한 손동욱 감독이 도움을 줘서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맹일혁 감독에게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며 “베트남에 야구를 보급하는 일이 쉽진 않지만 선수들 실력이 많이 향상됐고 무엇보다 야구를 좋아하고 즐겁게 야구를 한다는 게 값진 소득”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동진 감독은 “박효철 감독님은 늘상 도전의 길을 걸으셨던 분이고 그런 점이 후배들에게 늘 귀감이 됐다”며 “지금의 이 도전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감독님을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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