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0일 새벽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의 염려를 사유로 내란특검이 요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비상계엄의 불법성을 가릴 허위 계엄 선포문 작성, 내란 공범들의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과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의 진술 회유 등 특검이 주장한 구속 사유를 수용한 것이다.
재수감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친윤 중진들의 대응이 차분하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전직 대통령이 구속 수감되는 불행한 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굉장히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을 뿐이다. 지난 1월 40여명이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를 위해 대통령실을 호위하고, 3월 구속취소 결정 땐 일제히 환호하며 헌재에 탄핵 기각을 압박했던 친윤 의원들이다. 그런 친윤 의원들이 이날 새벽 윤 전 대통령 재수감 현장엔 얼씬도 안 한 채 침묵하고 있다. 대신 민주당의 내란특별법 공세와 특검의 자당 의원 수사엔 정치보복이라며 거칠게 대응하고 있다.
국민의힘 친윤 주류 의원들에게도 이제 윤 전 대통령의 안위보다는 자신들의 안위가 목전의 현안이 된 것이다. 하지만 당내 패권 유지를 위해 정치적 대의를 외면한 채 반헌법 범죄를 저지른 대통령을 옹호했던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전 국민이 목격하고, 대선에서 심판했다. 지금 중도층 전체와 상식적인 보수층마저 지지를 철회해 지지율이 바닥에 처박힌 것도 윤석열 옹호 전력 때문이다. 이를 지우지 않고는 민주당과 특검의 공세를 막아낼 명분도 동력도 없다. 친윤의 결사 이유인 당권을 지킬 당이 사라질 판이다.
친윤 세력은 이미 윤석열과 심리적 정치적으로 결별했을 것이다. 그로부터 얻을 정략적 이익이 소멸됐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가장 기본적인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와 ‘대선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한 진상규명 및 관련자 문책’을 망설인다. 수도권 개혁 소장파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의 피 끓는 개혁안은 여전히 유효하다. 당장 선행해 위헌 대통령에 정략적으로 부역한 전력을 끊어내야 다음 발을 디딜 수 있다. 국민의힘이 살려면 체포 저지와 탄핵 반대로 윤석열과 함께 당을 순장시키려 했던 친윤 현역 의원들의 정계은퇴 수준의 반성이 있어야 한다. 이를 선행시키지 않고서는 혁신위나 전당대회 모두 조롱과 경멸로 얼룩지고, 보수 재건은 물 건너갈 것이다.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