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하 국가유산청 직접 관리

지자체 돌발상황도 개입 어려워

복구 등 정부 사전허가 없이 불가

관리체계 등 현장대응 강화 필요

9일 오후 화성시 융건릉 소나무 숲이 지난 겨울 폭설과 최근 폭염 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으나 복구작업이 지연되면서 노송 관리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화성시 융건릉에 지난 겨울 폭설로 부러진 소나무가 죽어가는 채 방치되고 있는 모습. 2025.7.9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9일 오후 화성시 융건릉 소나무 숲이 지난 겨울 폭설과 최근 폭염 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으나 복구작업이 지연되면서 노송 관리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화성시 융건릉에 지난 겨울 폭설로 부러진 소나무가 죽어가는 채 방치되고 있는 모습. 2025.7.9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폭설 피해로 훼손된 화성 융건릉 내 소나무(7월10일자 1면 보도)가 반년 넘게 복구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관리 주체가 중앙정부로 한정돼 있어 관할 지자체인 화성시는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문화유산임에도 예기치 못한 재난 상황에서 지자체가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한계가 드러나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도세자 곁 지키던 노송들, 이상기후 앞에 고개 떨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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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동의 융건릉에 자리한 소나무 숲.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는 명칭이 어울리지 않게 이곳은 기후 위기의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지난해 한바탕 폭설이 내린 데 이어, 현재 폭염이 지나고 곧이어 찾아올 태풍에 융건릉 노송 관리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https://www.kyeongin.com/article/1745703

10일 화성시와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조선왕릉을 포함한 ‘궁·능’ 유산은 ‘문화재보호법 시행령’ 제28조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가유산청이 직접 관리하는 국가 지정문화재다. 융건릉은 지난 2009년 6월26일 서울·경기·강원 일대의 조선왕릉 40기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공식 등재될 때 함께 포함돼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이렇게 법령상 권한이 중앙정부에 집중돼 있다 보니 기후재난으로 인한 소나무 훼손과 같은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지자체가 제때 개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융건릉 부지 내 관람로 정비나 안내판 설치조차 국가유산청의 사전 허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시의회를 통해 자체 예산을 마련하더라도 복구나 안전 조치로 이어지기 어려워 즉각적인 대응은 사실상 차단돼 있는 셈이다.

9일 오후 화성시 융건릉에 지난 겨울 폭설로 부러진 소나무가 죽어가는 채 방치되고 있다. 2025.7.9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9일 오후 화성시 융건릉에 지난 겨울 폭설로 부러진 소나무가 죽어가는 채 방치되고 있다. 2025.7.9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지자체의 문화재 관리 권한은 해당 유산의 법적 지정 유형에 따라 달라진다. 경기도 내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수원시)과 남한산성(광주시)은 지자체가 관리 주체로 지정돼 복원·정비 등 전반적인 업무를 직접 수행한다. 수원시는 전담 조직을 두고 있고, 남한산성은 경기도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관리한다.

반면 융건릉은 관련 법에 따라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궁·능’ 유산에 속한다. 조선왕릉은 왕실의 상징성과 국가적 중요성을 이유로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제206호)로 지정돼 있으며, 국가유산청 산하 조선왕릉관리소가 전반적인 행정 권한을 단독으로 행사한다. 이로 인해 화성시는 융건릉 소재지이지만, 예산을 편성하거나 현장 복구에 참여할 여지가 없다.

결국 모든 권한이 중앙정부에 집중된 구조에서는 재난 상황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화재 관리 체계 개선 등 현장 대응력 강화를 위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화성시 관계자는 “융건릉은 국가유산청에서 직접 관리하는 문화재라, 화성시는 예산을 세우거나 인력을 투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 자체가 없다”며 “복구 같은 것도 임의로 도와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전부 국가유산청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지자체가 개입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