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보호 못 받아… 사측 악용

위수탁계약자 ‘예외조항’ 주장

전세버스 기사들이 지입제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 전세버스 업체 차고지 모습. /경인일보DB
전세버스 기사들이 지입제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 전세버스 업체 차고지 모습. /경인일보DB

전세버스 기사들이 불법임에도 현장에 뿌리내린 ‘지입제’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며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10일 버스업계와 서비스일반노조 전세버스연대지부(이하 지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운행 중인 전세버스 4만여대 가운데 70% 이상이 지입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버스는 개인과 기업들의 통근·여행 수단으로 주로 활용되며, 지입제는 기사가 소유한 차량을 운송사업 면허가 있는 운수회사 명의로 등록해 운행하는 형태를 일컫는다. 기사가 회사에 지입료(명의사용료)를 납부하면 버스를 운행할 권리(면허)를 얻게 되는 식이다.

문제는 지입제가 현행법상 불법이나 현장에 만연해 있다는 점이다. 여객자동차법은 운전자의 수입감소, 지입계약 사기 등 폐단을 막기 위해 해당 제도를 법으로 막고 있다. 그러나 불법인 채로 암암리에 퍼져 있다 보니, 기사와 회사 간 재산권 다툼 등 분쟁이 생길 경우 기사들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 일이 반복되는 문제를 낳고 있다.

수원시를 중심으로 20여년째 전세버스를 몰고 있는 최모씨는 “지입제라는 불법 관행 탓에 회사가 통근차량 계약을 기업들로부터 따낸 뒤 운행기사에게 계약금액을 제대로 알려주는 경우가 드물고, 기사들로서도 부대비용 정산 과정에서 문제사항이 발견돼도 이의제기하기 어렵다”며 “개인이 전세버스를 몰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회사를 통해서 차를 운행하는데 이마저도 불법이라 기사들은 ‘을’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세버스 기사들은 재산권 보호, 회사의 세금 탈루 방지 등을 명분으로 지입제 문제를 일부 양성화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여객자동차법의 명의이용금지 조항을 개정해 지입차주(기사)를 위수탁계약 당사자로 하는 예외 조항을 두자는 것이다. 이들은 아울러 계약 기간에 대한 계약갱신청구권 보장, 위수탁계약서 작성 여부 실태조사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 등 국회에서도 전세버스 지입제와 관련해 오랜 비판이 이어지자 최근 관련 법 개정안을 준비해 발의를 앞두고 있다. 윤종오 의원실 관계자는 “지입제로 폐단이 생길 것을 우려해 금지해 놓은 건데, 반대로 현장에서는 음성화해 더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줄이는 방향으로 일부 예외 조항을 허용하는 법률안을 이달 안에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