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지만, 아직 위자료 지급은…

 

‘피해 회복 앞장’ 큰소리 치더니

정부 상고 동참하며 대법원까지

道 “정부와 책임 다툼 문제 때문”

선감학원 아동 유해매장 추정지로 확인된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산37-1에서 분묘 155기에 대한 유해 발굴 작업이 실시 되고 있다. 유해발굴 작업자들이 개토 작업을 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선감학원 아동 유해매장 추정지로 확인된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산37-1에서 분묘 155기에 대한 유해 발굴 작업이 실시 되고 있다. 유해발굴 작업자들이 개토 작업을 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선감학원 인권침해사건 피해자들에게 국가와 경기도가 배상해야 한다는 항소심 판결(6월5일자 7면보도)에 대해 정부와 경기도가 불복해 상고하면서, 피해자들의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선감학원 인권침해’ 항소심서 배상액 크게 늘어

‘선감학원 인권침해’ 항소심서 배상액 크게 늘어

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인정된 위자료 총액은 33억100만원으로, 지난해 6월 1심에서 인정된 배상액 총액 21억6천600만원보다 10억원 넘게 늘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은 불법행위로부터 약 50년 이상 오랜 기간이 지났음에도 원고들에 대한 배상이 이뤄지지
https://www.kyeongin.com/article/1742025

정부와 경기도의 상고에 피해 회복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피해회복에 앞장서겠다던 경기도마저 상고에 동참하면서, 피해 회복의 길이 더욱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4일, 도는 같은달 25일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앞서 서울고법 민사1-2부는 지난달 4일 선감학원 피해자 13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와 도가 1인당 4천500만원에서 최대 6억5천만원까지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인정된 위자료는 총 33억100만원으로, 지난해 6월 1심에서 인정된 배상액 총액 21억6천600만원보다 10억원 넘게 늘어났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 당시 국가와 도가 불법 인권침해 행위에 개입했다며 이같이 손배 책임 범위를 넓혔는데, 정부와 도는 인정할 수 없다며 불복한 셈이다.

이들의 상고 행위에 대해 피해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도는 월 20만원 생활비와 유해발굴 등을 지원하며 특별법 제정을 건의하는 등 피해 회복에 목소리를 내왔다. 정부 역시 경기도지사 출신 대통령이 나오며 전향적 태도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대법원까지 재판이 이어지게 됐다.

안산시 선감동에 위치한 선감학원 희생자 유해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묘역 전경. /경인일보DB
안산시 선감동에 위치한 선감학원 희생자 유해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묘역 전경. /경인일보DB

김영배 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 회장은 “피고인 정부와 경기도 둘 다 상고한 상태다. 도는 피해자에 협조적이라면서도 소송에 동참한 건데, 그동안 말로만 한 것 아니냐는 피해자들의 불만과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국가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 상고 행위에 대해 진실규명을 진행한 진실화해위원회(진화위)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진화위는 지난 10일 “과거사 관련 국가의 무분별한 항소와 상고를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박선영 위원장은 지난 5월 29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했다.

한편 도는 정부와의 책임 다툼 문제로, 정부의 상고 제기에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재판 과정에서 선감학원 운영 주체가 도이고, 운영 사무도 도의 자치사무이므로 배상책임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상황에서 도가 상고를 포기할 경우 도의 배상 책임으로 몰리는 등 책임 다툼에서 법적으로 불리해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도 관계자는 “상고를 포기할 경우 정부와 도의 상호 책임 정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항소심 판결에서 피해자 간에 배상액도 격차가 큰 상태라 대법원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상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