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등 외부인사까지 20여명 ‘대규모’
8박9일 주요일정 견학·만찬 ‘외유’ 의심
폭염 피해 발생속 시기·재정여건상 논란
포천시와 포천시의회 수장이 동반으로 일주일 이상 자리를 비우고 떠난 해외출장을 두고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기록적 폭염으로 축산농가 등의 피해가 속출하는 등의 현 시국에 행정과 의회를 책임진 두 사람이 장기간 자리를 비울 만큼 중요한 출장이었는가라는 질책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백영현 시장과 임종훈 의장은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8박9일간 일정으로 중국 안후이성 화이베이시(8~11일)와 일본 홋카이도(12~16일)로 동반 해외출장을 떠났다.
이번 출장은 일정도 길지만 관계공무원과 시의원 외 외부인사까지 동행하며 대규모로 진행됐다. 시장·의장을 포함해 화이베이시 출장에는 공무원 6명, 시의원 2명, 외부인사 19명이 동행했다. 외부 인사로는 포천시립예술단 단원과 관계자 16명이 포함됐다. 또 홋카이도에는 공무원 11명, 시의원 3명, 외부인사 5명이 동행했다.
시는 이번 출장의 목적을 문화·예술 교류(화이베이시)와 한탄강생태경관단지 개발을 위한 벤치마킹(홋카이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요 일정을 살펴보면 견학과 시찰이 대부분이며 나머지는 만찬과 현지 행사 참석이다. 이렇다 보니 시민들의 눈에는 ‘외유성 출장’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애초 홋카이도에서 정원을 활용한 농업관광 개발 벤치마킹 계획은 일부 전문가로부터 ‘포천지역 현실과 동떨어져 실효성이 의문시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내우외환으로 민생회복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기록적인 폭염으로 농가 피해가 잇따르고 폭우 피해가 발생할지 모를 이 시기에 외부인사까지 대동한 해외 출장이 꼭 필요했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포천에서는 최근 계속된 폭염으로 축산농가에서 닭·돼지 폐사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김대순 경기도 행정2부지사가 포천의 한 육계농장을 직접 찾아 폭염 대응 실태를 점검하기도 했다.
의장과 일부 의원이 동행한 이번 출장관련 시의회 내부에서도 현 재정여건과 시기상 적절한 출장인지 검토가 필요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어려운 현 시국을 고려해 최소한 공론에 부쳐 여론을 살피는 절차가 필요했다”면서 “나름대로 명분이 있다고는 하지만 많은 시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치적 쌓기’나 ‘외유성 출장’이란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천/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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