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단지내서 아파트 인근으로
주민 설명회·의견 청취없이 강행
주택가 공사땐 소음·분진 우려도
지역정치권, 市·한전 대책마련 촉구
수년전 ‘특고압 홍역’을 치렀던 부천 상동지역 민심이 올해 들어 ‘수직구(지하 진입용 굴착통로) 변경’ 논란으로 들끓은 뒤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345㎸ 전력 공급을 위한 지하터널 공사 중 기존에 약속된 수직구 위치 변경을 주민과 아무런 소통 없이 결정·강행한 것이 발단이 됐다. 주민들은 ‘기만적 행태’는 물론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피해 우려까지 더해 부천시와 한국전력공사를 향한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다.
14일 시 등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11월 인천시 부평구~부천체육관으로 이어지는 ‘수도권 서부지역 상생협력 전기공급시설 전력구 공사’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중간 수직구 위치는 인근 아파트와 인접한 녹지공간으로 잡혔다. 2021년 특고압 논란 당시 주민과 체결한 상생협약 내용인 ‘부천영상문화단지 내 구 아인스워터월드 인천 방향’에서 돌연 장소가 바뀐 것이다.
올 4월에서야 뒤늦게 수직구 위치가 변경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은 즉각 반발했고, 지난달 4일 공사가 강행되면서 주민들과 충돌이 빚어지기까지 했다. 주민과의 약속을 뒤집은 것도 모자라 공식적인 주민 설명회나 의견 청취 등 사전 절차 없이 공사가 강행되면서 성난 민심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상동 주민 A씨는 “공사장 위치가 바뀌었다는 사실은 물론 아무런 설명도 없는 상태에서 공사가 진행돼 황당했다”며 “시와 시공사가 주민 의견 수렴 절차조차 거치지 않고 일을 밀어붙였다. 주민을 기만한 행정으로 절대 묵과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주민들은 공사 행태에 대한 불만도 표출하고 있다. 애초 협약 장소가 아닌 주택가 인근으로 공사 위치가 바뀌다 보니 소음과 진동, 분진 등 각종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주민 B씨는 “공사 현장 위치가 아파트 단지 주변으로 바뀌다 보니 공사 소음과 진동, 먼지 등에 따른 피해가 커질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방음 하우스를 설치한다고는 하지만, 이미 무너진 신뢰 때문인지 도무지 믿음이 안 간다”고 토로했다.
지역 정치권도 시와 한전의 무책임한 행정과 공사 피해 우려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김건(국) 시의원은 “수직구 위치 변경 과정에서 시민 의견이 배제된 점에 대해 시는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 진동, 분진, 안전 문제 등에 대해서도 시와 한전은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시민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사 전 주민과의 소통이 빠졌다는 점에 대해선 대단히 죄송스럽다는 입장”이라면서 “시는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주민 불편 사항을 청취하고 이를 적극 개선해 나가는 등 주민피해가 없도록 조치해 나갈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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