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흥·수지 등 용인 서부권 ‘반도체산단’ 후광효과는?

 

올해 市 재정규모 3조5천억원

SK산단 가동땐 2040년 6조 예상

공원·국도 확장·철도망 등 추진

용인시 수지구에 거주하고 있는 이상일 시장은 시청까지 길게는 1시간가량 걸려 출퇴근한다. 시청이 위치한 처인구로 거처를 옮길 법도 하지만 “시장이 돼 살던 곳을 떠난다면 함께했던 이웃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출퇴근하면서 오히려 시민들의 불편 민원들을 미리 챙길 수 있어 더 좋다”고 한다. 하지만 이 시장은 최근 이 같은 자신의 마음과 다소 동떨어진 서부지역 정서에 긴장하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에서 각종 중장비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경인일보DB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에서 각종 중장비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경인일보DB

기흥·수지 등 서부지역은 시 전체면적의 21%에 불과하지만 시 전체 인구의 75% 80여만명이 거주 중이다. 인구 100만명이 넘는 특례시로 성장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해왔지만 서부권 주민은 도시개발로 늘어난 인구 대비 도로·교통·문화시설 등의 기반시설이 부족하다고 불만이다.

특히 삼성·SK 반도체클러스터(산업단지) 등에 대해 시가 ‘대한민국 최대 반도체산단 조성이 용인의 미래’라고 역설함에도 서부지역 주민들의 지역발전 호재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다. 교통만 불편해지는 것 아니냐는 오해까지 나온다.

이에 시는 반도체산단 조성에 따른 수지·기흥 서부지역의 ‘후광효과’에 대해 제대로 알리기 위해 관련 로드맵TF를 구성, 집중 홍보전략을 펴고 있다.

■ 재정수입 확대

= 시는 반도체산단 후광효과로 우선 재정수입 확대를 꼽는다.

올해 지방세 수입은 1조4천억원으로 일반회계 2조9천억원, 특별회계 및 기금 6천억원 등 총 재정규모는 3조5천억원이다. 시는 오는 2027년 SK산단 팹1기가 가동되면 인구유입과 지방세 세수 증가로 재정규모를 4조원대로 전망하고 있고 2040년에는 6조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이같이 늘어난 세수를 서부지역 문화·여가 인프라 확충, 도로망 신·증설, 철도망 신·증설 등 주민체감도가 높은 각종 인프라 구축 사업에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수지중앙공원 조감도. /용인시 제공
수지중앙공원 조감도. /용인시 제공

■ 문화·여가 인프라 확충

= 서부지역에 조성될 생활밀착형 기반시설은 51만여㎡ 규모의 수지중앙공원, 기흥저수지 횡단보도교(도보다리)와 파크골프장 외에 신봉·보정도서관 건립, 구성·죽전도서관 리모델링 등 다양하다.

기흥국민체육센터와 흥덕청소년문화의집은 이달 개관했으며 동백동 및 보정동 복지회관은 내년 3월 준공되고 광교스포츠센터 건립, 옛 경찰대 부지의 문화공간 조성도 예정돼 있다.

지난 7일 기흥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개관식에 참석한 이상일 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지난 7일 기흥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개관식에 참석한 이상일 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 사통팔달 도로망

= 만성 정체인 국도 45호선의 확장(4차로→8차로)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로 오는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전액 국비로 추진된다.

경부고속도로 기흥IC~양재IC 26.1㎞ 구간의 경부지하고속도로 사업은 지난해 8월 기획재정부 예타를 통과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적격성 조사중인 화성 양감~용인 남사~안성 일죽을 연결하는 반도체 민자고속도로도 추진 중이다.

제2경인고속도로 북청계분기점~용인 모현읍~제2영동고속도로 광주분기점 32㎞를 연결하는 제2영동연결 고속도로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중으로 국토교통부가 오는 2029년 상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이밖에 용인~성남 고속도로와 제2용인~서울 고속도로, 오산~용인 고속도로 등 다수의 민간투자 도로사업이 제안돼 검토 중이며 세종~포천 고속도로 안성~용인~구리 구간 중 용인지역에 운영을 시작한 북용인IC에 이어 올해 개통예정인 남용인IC와 동용인IC, 영동고속도로 동백IC가 신설된다.

용인시에서 진행 중인 철도노선 계획. /용인시 제공
용인시에서 진행 중인 철도노선 계획. /용인시 제공

■ 광역 및 도시철도망 확대

= 경기광주역에서 용인 에버랜드~이동~남사를 잇는 경강선 연장선은 비용대비편익(B/C)값이 0.92로 사업성이 확인됐고, 용인·수원·성남·화성 등 4개 지자체가 공동추진하는 경기남부광역철도 B/C값도 1.2로 높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을 추진 중이다.

기흥역~오산대역을 연결하는 분당선 연장선은 국가철도공단이 기획재정부에 예타 조사를 신청한 상태며 동탄~이천 부발로 연결되는 삼성 반도체선과 평택~부발선의 원삼 SK반도체 산단 경유도 추진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반도체산업 유입 인력의 상당수가 학군을 고려, 서부권 거주 희망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학세권 수요는 부동산 자산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 현실인 만큼 사실상 반도체 산단 유치 후광효과는 서부지역에서 가장 클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용인/김성규기자 seong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