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허가, 천왕동 착공 앞둬
건강 영향·목감천 침수 등 우려
市 “지속 모니터링… 함께 할 것”
논란 속 서울시 구로구 천왕동 ‘수소연료전지발전소’(2024년 6월11일자 8면 보도·이하 수소발전소)가 곧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근 광명시 주민들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건립 반대에 나선다.
21일 광명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와 구로구, SK에너지 등이 추진하는 수소발전소는 천왕동 47번지 일대에 건립되며 2.97㎿와 2.95㎿ 규모의 발전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서울에선 천왕 차량기지 인근이지만 목감천을 사이에 둔 광명에서는 광명장애인복지관과 광명서초등학교, 광명월드메르디앙아파트(577세대), 현진에버빌(657세대), 제일풍경채(195세대) 등이 밀집한 거주지 인근이다. 또 7R과 9R 재개발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수소발전소의 영향을 받는 주민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광명 주민들은 수소발전소가 질소산화물과 같은 유해물질을 다루고 높은 온도로 처리하면서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발생,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목감천은 상습 침수지역이어서 수소발전소의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수소발전소의 발전 규모는 1기당 3㎿ 이하로 이미 서울시의 건립 허가를 받았으며 구로구로부터 행위허가까지 얻어 곧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발전용량이 3㎿ 이상일 경우 환경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시설을 쪼개 허가를 받았고 광명시와의 경계에 있는데도 서울시에서만 허가를 받아 공사를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수소발전소 예정부지 인근 광명 주민들은 최근 회의를 열고 주민대책위원회를 꾸려 천왕동 주민들과 연대해 집단 행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회의에 참석한 광명시의회 안성환 의원은 “입주자대표들이 모여 논의한 결과, 대책위를 꾸리고 단지별로 반대 서명을 받아 구로구에 전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조만간 대책위원장을 선출하고 본격적인 건립 반대운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광명시도 서울시와 구로구에 건립 반대의 뜻을 전하고 시민들과 함께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천왕 수소발전소가 곧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서울시·구로구에 건립 반대의 뜻을 전했지만 이미 허가가 났고 사업 시행자인 SK에너지와 관계가 없어 광명시에서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을 펼치고 시민들의 편에 서겠다”고 밝혔다.
광명/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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