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연구 성과 뿌듯… 신생국도 목소리 내도록 돕고파”
남극세종과학기지 인근 ‘펭귄마을’
인익스프레서블섬 관리 계획 수립
황제펭귄 생존보호 대책 마련 온힘
이달 초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25년 제27차 남극환경보호위원회(CEP·the Committee for Environmental Protection) 연례 회의에서 극지연구소 소속 김지희(56) 책임연구원이 위원회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한·중·일 3개국 가운데 CEP 부의장을 배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부담스럽지만 열심히 할 생각”이라면서도 “대한민국의 극지 연구 활동과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한편으로는 뿌듯한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CEP는 1998년 발효된 남극조약 환경보호 의정서, 일명 마드리드 의정서에 따라 설립된 국제 자문기구다.
김 연구원은 남극세종과학기지 인근 펭귄마을 관리 계획을 수립한 경험이 있다. 남극장보고과학기지 건설 사업 연구 책임자 역할을 하며 CEP 대표단 활동도 했다.
최근에는 아델리펭귄 집단 서식지 인익스프레서블섬을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중국·이탈리아 등과 공동으로 관리 계획을 세웠다. 이 같은 활동을 지켜본 회원국 다수가 김 연구원에게 부의장 직을 제안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CEP 활동 초기 한국은 발언을 거의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몇몇 극지 연구를 주도하는 주요 국가가 발언을 주도했고 한국은 듣는 입장이었다. 발언권을 얻으려면 과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 주제와 이슈를 제기해야 한다. 한국은 CEP 주요 의제와 관련된 연구 결과를 적극 발표하면서 ‘CEP 활동에 기여하고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현재 CEP 최대 현안은 황제펭귄을 보호종으로 지정하고 이를 위해 남극특별보호구역을 지금보다 확대하는 것이다. 황제펭귄은 남극 해빙(바다 얼음)에 알을 낳는다. 기후변화로 해빙이 과거와 비교해 두껍게 얼지 않고 빨리 깨져 황제펭귄이 알을 낳을 곳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멸종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김 박사는 CEP 부의장으로서 앞으로 여러 나라가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신생국도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조언하고 도움을 주고 싶다”면서 “CEP를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다자간 회의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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