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반발에도 강력 도입 추진
세금 2조 투입… 출판사 망연자실
유예기간 없이 결정, 아쉬움 남아
우리 교육의 핫이슈였던 AI 디지털 교과서가 교과서의 지위를 잃고 단순 교육자료로 격하됐다.
지난 6개월 동안 출판사들은 큰돈과 인력을 투입해 AI 교과서를 만들었고, 교육부는 큰 예산을 투입해 홍보했다. 또 AI 교과서를 지도할 수 있는 교실혁명선도교사를 한 해 만명 이상씩 육성하겠다고 했고 작년 1만2천명의 선도교사를 배출했다. 현재도 1만명의 교사가 연수를 수강 중이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지나친 기기의존, 교사와 학생의 소통 단절, 지나친 예산 투입, 서책형 교과서의 높은 선호 등 학부모와 교사들의 반발에도 AI 교과서를 정식 교과서로 인정하며 강력하게 도입을 추진했다.
학교는 교과서 선정 위원회를 조직해 AI 교과서를 선택했고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이를 사용 중이다. 경기도에서 초등 교사로 근무하는 윤모씨는 “아이들이 태블릿을 켜고 끄는데 드는 시간 낭비, 학부모 동의 과정이 복잡해 업무가 가중된다”며 “경기도는 이미 하이러닝과 같은 좋은 디지털 교육수단도 있어 AI 교과서 사용이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모 교사는 “AI 교과서가 학생들의 학습 수준 차이가 크게 나는 수학, 영어과에 한정돼 있기 때문에 개별화 교육에는 안성맞춤이며 학군지와 비학군지의 교육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교육 현장의 뜨거운 감자로 논란의 중심이었던 AI 교과서는 최근 법이 바뀌면서 단순한 교육 자료로 그 지위가 격하됐다. 이 소식을 들은 교과서 출판사들과 복수의 교육관계자들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AI 디지털 교과서의 지위를 지켜 달라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세금 2조원을 들여 만든 AI 교과서가 6개월 만에 격하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법 개정 때문에 교사들과 학생들이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기존 종이 교과서의 한계를 벗어나 학생 개인별 맞춤형 수업이 가능하다. 교육부는 이런 스마트 교과서를 통해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수업이 가능하다고 홍보했지만, 국회 법사위에서 AI 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격하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교육부를 믿고 AI 교과서에 사활을 걸었던 출판사들은 망연자실한 상태가 됐다. 학교 현장에서도 이미 선정된 AI 교과서를 사용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교육부는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미 현장은 교육부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도입을 찬성했던 교사들과 전문가들은 AI 교과서는 우리나라가 교육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스마트한 도구인데 갑자기 지위를 바꾸는 건 너무 성급하다며 신중하고 충분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그동안 도입을 반대했던 측에서는 법안 통과를 반기는 입장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이다. 유예 기간을 두고 현장에 적용해 본 후 결정했다면 어땠을지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 교육 속에 AI 교과서가 연착륙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변화에 맞는 법과 제도도 함께 준비돼야 혼란이 줄어든다. 정파에 상관없이 AI 교과서가 진정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인가 판단하고 우려되는 부분은 보충하면서 미래의 교육을 준비해야 한다.
/박소빈 학생기자·청심국제중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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