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고교학점제 등 ‘정책 실험실’

道교육청, 63개교 지정 혁신 움직임

일시적 아닌 지속가능한 토대 돼야

오지훈 학생기자·성일고 3학년
오지훈 학생기자·성일고 3학년

늘봄학교, 고교학점제, 디지털 교과서.

이 세 가지 정책은 서로 다른 성격을 지녔지만, 모두 하나의 절차를 거쳤다. 바로 ‘연구학교’라는 이름 아래 교실에서 새로운 교육개혁 정책 시행 이전에 연구 및 실험을 통해 실효성을 검증한 후에야 전국적으로 확대했다는 점이다. 우리가 몰랐던 학교 안의 실험실인 ‘연구학교’의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연구학교는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이 새로운 교육 정책이나 교수법 등을 전면 시행하기에 앞서, 현장 적용 가능성과 실효성을 실험해 보는 제도다.

교육 정책은 정부나 교육청의 책상 위에서 설계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교실에서 실행되는 제도의 영향을 받는 당사자인 학생과 교사 모두의 반응과 결과를 통해 검증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장치다. 제도적으로는 연구학교에 관한 규칙을 근거로 하며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특수학교, 대안학교까지 다양한 학교가 지정 대상이 될 수 있다.

정책연구학교와 시범학교로 구분되는 연구학교는 교육과정, 수업 방식, 평가 도구 동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험을 진행한다.

최근 경기도교육청은 2025년형 ‘연구하는 학교’로 도내 63개 학교를 새롭게 지정하며 실천 중심의 교육 혁신을 강조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는 선정 학교 교사에게 연구학교로 선정되기 이전보다 큰 자율성을 부여하고 학교 단위 내에서 창의적인 수업 혁신을 주도하도록 하는 시도다.

연구학교로 지정된 교사나 학교에는 승진 가산점이나 인사상의 우대 조치가 주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연구 보고서 작성, 과도한 실적 요구, 행정적 부담, 익숙하지 않은 수업 방식 등으로 인해 현장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때문에 교육 개혁이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지원과 자율성 보장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연구학교의 분류는 법령에서도 흥미로운 의미를 갖는데, 교육기본법과 초중등교육법은 학교 운영과 교육 과정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원칙을 담고 있으며 연구학교는 이를 실제로 구현하는 장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율성의 범위와 한계, 정책 환류 구조에 있어 더욱 정교한 제도 설계가 요구된다.

교육 효과의 실질적 확산을 위해서는 연구학교의 성과를 정량화하고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현재는 개별 학교의 사례가 단발적 보고서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이를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정책 환류에 반영할 수 있는 구조적 틀이 요구된다.

특히 실패 사례 역시 중요한 학습 자원으로 기능할 수 있는 만큼, 그 원인과 맥락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평가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래야만 연구학교가 일시적인 실험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교육 혁신의 토대가 될 수 있다.

결국 좋은 교육 정책은 교실 안에서부터 시작된다. 연구학교가 그 출발점이 돼 교사와 학생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 연구학교가 형식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교육 변화로 이어질 때, 우리는 앞으로의 미래 교육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오지훈 학생기자·성일고 3학년

※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오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