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계약 시 월세는 언제 내나
민법 제633조 ‘매월 말 차임 지급’
당사자간 약정 땐 약정대로 이행
선불 약정은 임차인 입장서 불리
선불인지, 후불인지 잘 챙겨봐야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월세는 언제 지급해야 할까? 선불이든 후불이든 한 달에 한 번은 내는 것이니 크게 고민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임대인이 원하는대로 혹은 공인중개사가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해준대로 별 생각없이 따른다.
이런 것도 법이 있을까? 있다. 민법 제633조는 동산, 건물이나 대지에 대하여는 매월 말에 차임을 지급하여야 한다며 차임지급의 시기를 정하고 있다. 다만, 강제는 아니다. 선불이든 후불이든 특정 날짜를 지정하든 당사자 간에 약정이 있다면 그 약정한 날에 차임을 지급하면 된다.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차임을 연체하는 것은 중요한 계약 위반으로 민법이든 임대차보호법이든 이를 봐주지 않는다. 차임연체액이 주택의 경우 2기, 상가건물의 경우 3기의 차임액에 달하면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갱신요구권(상가 10년, 주택 1회)을 행사할 수도 없고 상가건물의 경우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를 보장받지도 못한다. 그러다 보니 2기 또는 3기가 어느 시점에 성립하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된다.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날을 ‘변제기’라고 한다. 차임연체액의 계산을 변제기를 기준으로 한다면 선불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과 후불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은 한 달의 사용기간 차이가 발생한다. 예를들어 1일부터 말일까지의 차임을 매월 말일에 후불지급하기로 한 경우와 매월 1일 선불로 지급하기로 한 경우를 생각해보자. 주택 임차인이 7월분과 8월분의 차임을 연체했다고 했을 때, 후불의 경우 9월1일이 되어서야 차임연체액이 2기에 달하지만 선불의 경우 8월2일이면 2기의 차임연체액에 달하게 된다. 반면에 실제로 사용한 기간을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선불이든 후불이든 9월1일이 되어야 2기의 차임연체액에 이르게 된다.
임대차보호법은 강행규정으로 임대차보호법을 위반한 약정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는데, 민법상 임대차와 관련된 규정 중 일부 규정은 강행규정이다. 대표적으로 차임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하여야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규정이 그것이다. 즉, 임대인과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1기의 차임만 연체해도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약정했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이 1기의 차임을 연체했다는 사실로는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그런데 임차인의 차임지급의 시기를 정한 규정은 강행규정이 아니다. 당사자 간에 약정으로 차임지급의 시기를 정했을 때 그 약정은 유효하다는 것이다. 주택을 임차하면서 차임을 선불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임차인이 선불 기준으로 2기의 차임을 연체한 사건에서 법원은 계약자유의 원칙, 차임지급 시기가 강행규정에서 제외된 점 등을 보아 당사자 간에 차임지급 시기를 선불로 정한 것은 유효하다고 보았고, 선불 기준으로 2기의 차임을 연체하였다면 임대차계약은 해지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해 임차인이 상고했지만 심리불속행 기각되어 해당 판결이 확정되었다.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어디에도 차임지급의 시기에 대하여는 정하고 있지 않다. 민법도 이를 강행규정으로 삼고 있지 않아 차임지급 시기에 관한 약정은 유효하다.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선불약정은 임차인 입장에서 불리하다. 위 판례는 주택임대차에 관한 판단이지만 상가건물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해석될 것으로 보인다. 선불약정은 사실상 1개월분 차임을 추가로 보증금처럼 지급하는 셈인데 미리 지급한 1개월분 차임이 있음에도 후불로 약정한 경우보다 한 달만큼 덜 사용한 상태에서 임대차계약이 해지될 위험에 놓이게 된다. 상가건물이라면 ‘3기 연체 사실’ 또한 선불 기준으로 계산되므로 10년 갱신요구권, 권리금회수기회권 모두를 잃을 수 있다.
물론 차임을 연체하지 않는다면 이런 고민은 불필요하다. 하지만 사람 일이라는 것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체결한 임대차계약이 선불약정인지 후불약정인지 잘 챙겨봐야 하겠다.
/정민경 법무법인 명도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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