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손자도 추격” 동기 반박
경찰, 사실 확인땐 혐의 추가키로
‘인천 송도 총기 살인’ 피의자의 범행 동기로 지목됐던 ‘가정불화’에 대해 유족 측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또 피의자가 범행 당시 사제 총기로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르려 했다고 주장했다.
23일 피해자 유족을 상대로 조사를 시작한 경찰이 범행 동기 등이 불분명한 이번 사건의 전모를 밝혀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해 피의자 A(62)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족 측은 A씨가 살인,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현주건조물 방화예비 혐의로 구속된 전날(22일) 밤에 법무법인 율촌을 통해 “A씨가 가족들과 불화가 있던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7월22일 온라인 보도)
인천 연수구 송도동 한 아파트에서 지난 20일 사제 총기를 발사해 아들 B(33)씨를 살해한 A씨는 “가정불화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 외에는 범행 동기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A씨가 유명 피부관리 업체 대표인 전처 C씨와 25년 전 이혼한 뒤에도 장기간 경제적 도움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가 전처에 대한 열등감 등의 이유로 범행한 것 아니냐는 범죄 심리 전문가들의 분석도 제기됐다.
그러나 유족 측은 입장문에서 “A씨와 전처 C씨는 이혼 후에도 아들 B씨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사실혼 관계로 동거했다”며 “B씨도 8년 전 부모의 이혼 사실을 알게 됐지만, A씨의 심적 고통을 배려해 이를 내색하지 않았다”고 했다. 사건 당일에도 B씨는 A씨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그를 자택으로 초대했고 ‘어머니는 회사 일로 참석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B씨만 살해하려 했다는 A씨의 주장과 달리 유족 측은 A씨가 사건 현장에 함께 있던 며느리, 손주 2명, 가정교사도 살해하려 했다고 증언했다.
유족 측은 사건 당시 A씨가 아들에게 산탄 2발을 발사한 뒤, 가정교사에게도 두 차례 방아쇠를 당겼으나 불발됐다고 했다. 손주 2명을 안방으로 피신시킨 뒤, 총을 맞은 B씨를 구조하기 위해 방 밖으로 나온 며느리를 향해 A씨가 소리를 지르며 추격했다고도 했다.
유족 측은 “며느리가 아이들이 숨은 방에 (다시) 들어가 문을 잠그자 A씨는 수차례 개문을 시도하며 나오라고 위협했다”면서 “A씨는 B씨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모두를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살인을 계획하고 실행했으나 총기의 문제로 미수에 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족의 주장대로 A씨가 B씨와 함께 있던 이들도 살해하려 한 사실이 확인되면 A씨에게 살인미수 또는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 측 증언에 따라 A씨가 다른 가족들도 살해하려 했는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A씨는 정확한 범행 동기에 대해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이번 송도 총기 사건을 계기로 매년 9월 한 달간 운영하던 ‘불법무기 자진신고 기간’을 다음 달로 앞당기기로 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