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보니 점프후 머리 찍어”

가족들 “상습적 정황” 의혹 제기

市, 민간위탁… 올 3월부터 운영

시설측 “조사따라 책임 다할 것”

안성시가 민간위탁한 장애인주간이용시설에 다니는 한 지체장애인이 두피 열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C씨 가족제공
안성시가 민간위탁한 장애인주간이용시설에 다니는 한 지체장애인이 두피 열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C씨 가족제공

경기도 내 한 지자체가 민간위탁을 통해 운영 중인 장애인시설에서 지체장애인이 폭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해당 장애인은 수개월 전부터 몸에 멍이 들고 상처를 입었던 것으로 전해져 상습적인 폭행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23일 안성시 등에 따르면 안성 공도읍에 있는 A장애인주간이용시설은 지난해 9월 시가 수탁자선정심의위원회를 열고 심사를 거쳐 B법인을 선정,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날 기준 장애인 15명(정원 24명)이 10만~25만원의 이용료를 내고 입소했으며, 10명의 종사자(사회복지사)가 장애인에게 활동 위주의 프로그램 및 사회적응훈련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시에선 인건비와 관리·운영비 등으로 6억5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그러나 장애인의 자립과 복지 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이 시설에 운영 시작과 함께 입소한 C씨(지체장애 1급·20대)가 지난 18일 종사자로부터 물건으로 가격당해 머리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는 등 폭행 당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런 사실은 시설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C씨 가족이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C씨 가족은 “동생이 다쳤다는 전화를 받은 뒤 시설을 찾았는데 머리가 찢어진 채 피가 나오고 있었다”며 “종사자에게 맞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CCTV를 확인했는데, 종사자가 휴대폰을 손에 쥔 채 점프했다가 세 차례나 내려찍는 모습을 보고 충격받았다”고 울먹였다.

이어 그는 “더 억울한 부분은 시설 측에서 가해자를 옹호하는 식으로 대처하는 태도였다”며 “최근 들어 몸에 피멍이 들고 손톱으로 꼬집힌 자국들이 있었는데, 그동안 상습적으로 폭행당한 건 아닌지 마음이 너무 아프다. 시에서 위탁운영을 맡긴 만큼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C씨는 현재 전치 2주 진단(폭행에 의한 두피 열상)을 받고 안정을 취하고 있다.

이와 관련 A시설 관계자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인권센터에 신고를 접수한 상태”라면서 “입소자와 가족들에게 죄송하다. 조사 결과에 따라 시설 차원에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시설의 관리·감독을 맡은 시도 이번 사건을 인지하고 사건 발생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경위나 조치 상황 등 자료 제출을 시설 측에 요구했다”며 “조사를 진행해 관련법에 따라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