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고 야구부·사이클부 사라질 위기
과학고 신규 지정에 부적절 목소리
스타선수 육성 중요한 기반… 대책 필요
한동안 잠잠했던 학교 운동부 폐지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운동부 폐지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 만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미래 엘리트 스포츠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앞선다.
요즘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부천고 야구부와 사이클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일반고인 부천고가 경기형 과학고로 신규 지정됐기 때문이다.
부천고는 오는 2027년 3월 개교를 목표로 과학고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데, 문제는 학교 운동부의 폐지다. 과학고는 과학과 관련된 교육을 하는 특수목적고이기 때문에 운동부를 운영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학생 선수를 뽑을 수 있는 인원이 비율로 정해져 있어 야구부와 사이클부 선수들을 모두 품을 수 없다는 것이 해당 지원청의 설명이다.
부천고 야구부와 사이클부 선수들은 모두 30여명에 달한다. 부천고 야구부는 1985년 3월, 사이클부는 1981년 3월 각각 창단하면서 도내 스포츠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야구부는 전국대회는 물론 도내 야구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프로 선수를 배출하는 등 부천고를 전국에 알려왔다. 또 사이클부도 전국대회를 평정하며 한국 사이클을 한 단계 발전시켜 왔다. 특히 2000년 시드니올림픽 포인트레이스에서 4위를 기록하며 ‘한국 사이클의 전설’로 불리는 조호성을 배출했다.
학교 운동부는 과거 1980~1990년대 대한민국 엘리트 스포츠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다. 당시 초·중·고교 종목별 유망주들이 체계적으로 육성된 곳이 바로 학교 운동부였다.
초등학교 엘리트 선수들은 인근 중학교와 고등학교로 차례로 진학하게 돼 운동부 육성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게 됐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촉매제 역할도 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클럽부 육성과 저출산 영향으로 어린 선수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가 됐다. 인구수 감소로 초·중고교 학교가 잇따라 폐교하는 시기에 운동부 육성은 더 어려워지게 됐다.
이런 가운데 학교 운동부 창단은 결코 쉽지 않다. 운동부 창단은 지역 교육청과 학교장의 이해가 맞물려야 하는 데, 운동부를 창단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지 않은 지 오래다. 거기에 운동부 폐지 학교가 늘어나면서 대한민국 전반에 걸쳐 스포츠가 악영향을 받고 있다.
학교 운동부는 대한민국 스포츠의 위상을 세우는 데 기초적인 역할을 해왔다. 또 국민들의 건강과 복지를 지키는 데도 큰 도움을 줬다. 배드민턴이나 탁구, 양궁, 태권도, 유도, 펜싱 등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모든 국민이 이 종목을 배우며 생활체육을 즐겼다. 나아가 이들 선수들이 국위선양을 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했다.
학교 운동부 육성은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체육회, 시군체육회, 지방자치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세워야 한다. 지금처럼 많은 스타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1위 자리를 지킨다는 것도 바로 학교 운동부의 기반이 조성됐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