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뒤떨어진 규제 최대 6가지 중첩
재산권·직업 선택 자유 침해 ‘고통’
지원 삭감 반발 ‘한강법 폐지 운동’
공익·권리 균형, 지속가능 공존 절실
팔당댐과 그 주변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건 1975년 수도권 시민들에게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그로부터 반세기. 지정 당시 153㎢였던 보호구역은 수질관리 강화, 특별대책지역 지정, 수변구역 도입 등을 거치며 현재 191㎢로 확대됐다. 기술은 발전했다. 오염저감시설도 고도화됐고 친환경적 업종 운영도 가능해 졌지만 규제는 그대로다.
‘수도권 시민의 식수를 우리가 지켜주는데 희생은 왜 우리 몫인가’란 반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경기 동북부의 합리적 규제 완화가 이재명 대통령 공약에 포함되면서 기대감과 함께 관련된 논의가 본격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상수원 규제, 제자리걸음 50년
= 숨막히는 규제는 남양주시 조안면뿐 아니라 광주, 양평 등 상수원보호구역 전역에서 반복되고 있다. 참다못한 일부 주민들이 2020년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제도는 주민의 평등권, 재산권,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이었다. 남양주시도 함께했다. 규제로 인해 지방자치권과 시 재산권 행사가 침해받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헌법심리는 5년째 답보 상태다. 시는 지난 5월 조속한 심리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규제로 인한 주민불편과 행정갈등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다. 특히 조안면은 현재 첨단 하수처리 인프라를 완비, 상수원보호 기준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도달한 상태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헌법소원이 ‘특혜’가 아닌 ‘헌법적 원칙’에 따른 제도 개선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 대폭 줄어든 주민지원비
= 지난해 말 상수원 규제를 받고 있는 지역주민들에 대한 지원사업비가 대폭 삭감됐다. 기획재정부가 2025년 주민지원사업비 예산을 전년보다 73억원 줄이자 가평·광주·남양주·양평·여주·용인·이천 등 7개 지자체가 강하게 반발했다. 급기야 ‘한강수계 상수원수질개선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하 한강법) 폐지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들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경기연합대책위원회는 “한강법 시행 이후 팔당상수원은 1급수 목표 수질을 달성했지만 상류 주민들은 여전히 중첩 규제에 시달리고 있다”며 “수질오염총량제를 도입하며 약속했던 특별대책지역 해제, 계획적 개발 허용, 주민지원 확대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 규제 완화 시동은 걸렸지만
= 중첩 규제는 광주에서 두드러진다. 상수원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최대 6가지 규제가 중첩된 지역도 존재한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해 11월 광주와 양평 일부 지역에 대해 행위제한 완화 고시를 시행했다. 음식점 허용 등 제한적 완화조치가 이뤄졌고 올해 3월에는 팔당상수원보호구역 내 일부 파크골프장 설치를 허용하는 환경부 고시 개정이 이뤄졌다. 비료·농약을 쓰지 않는 친환경 시설과 생태학습선박도 허용됐다. 하지만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이 같은 ‘예외적 조치’가 아니라 실질적 규제 완화다.
■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
= 상수원보호구역 규제 문제에 대한 높은 인식을 가진 정권은 이재명 정부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재임시절부터 ‘특별한 희생엔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고 ‘동부권 7개 시·군의 중첩규제로 도민들이 희생하고 있다’며 지원 확대에 정책적 관심을 기울였다. 대통령 공약에서도 ‘경기 동북부 규제를 합리적으로 조정, 보전과 개발을 조화롭게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주민들은 어느 때보다 실질적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팔당상수원 규제는 수도권의 식수 안전을 책임진다는 공익과 수십년간 희생을 감내해 온 주민들의 권리 사이에 균형이 필요한 사안이다. 이제는 ‘지속 가능한 공존’을 위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다.
/이종우·이윤희기자 ljw@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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