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대출규제 한달… 후속대책 필요
평균 실거래가 전월比 11.9% 하락
월세 재계약 늘어나고 전환 사례도
내년 입주물량 감소 집값 상승요소
6·27 대출규제를 기점으로 인천 주택 거래량은 눈에 띄게 줄었다. 강력한 대출규제에 평균 거래가격이 한 달 만에 5천만원 하락한 가운데 이번 정책으로 전세자금 대출도 일부 제동이 걸리면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월세 재계약을 하는 비율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대출규제가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실수요자 주거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집값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공급 확대 등 정부가 한 박자 빠르게 후속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거래량·매매가 모두 급락… 대출 제한에 인천 비롯한 수도권 ‘냉각 모드’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일부터 25일까지 거래된 인천지역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는 3억8천187만원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 평균 실거래가(4억2천994만원)보다 11.9% 하락했다. 같은 기간 거래량도 60% 가까이 줄었다. → 표 참조
서울·경기지역 아파트 시장도 상황은 똑같다. 거래량의 경우 서울은 전월 대비 무려 78.3%, 경기 역시 66.5%가 감소했다. 두 지역의 평균 실거래가 역시 서울은 9.1%, 경기는 24.3% 내렸다. 규제지역 지정이나 LTV(담보인정비율) 등 대출 가능 비율을 조정하는 차원을 넘어 수도권 전 지역을 대상으로 주택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강력한 규제를 건 효과가 통계로 드러난 셈이다.
■ 월세 재계약 거래는 오히려 증가… 전세의 월세 전환 움직임도
인천의 경우 전세와 월세 거래량도 모두 줄었다. 이번 대책이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전세대출을 억제하기 위한 장치들도 포함되면서 임차인 역시 자금 마련에 제약이 생겼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수도권 내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기존 90%에서 80%로 낮추고 금융권의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달 1~25일 인천 전·월세 거래량은 2천998건으로 전월 같은 기간 거래량(4천556건)보다 34.2% 줄었다. 다만 거래 형태를 뜯어보면 월세 거래에서 특이점이 발견된다. 기존에 거주하던 월셋집을 재계약한 건수가 지난달 495건에서 이달 527건으로 늘어난 것이다. 전세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임차인들의 월세 수요가 늘었고, 자연스럽게 월세가 오르자 이사를 하는 대신 기존 계약 갱신을 택한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인천지역 아파트 평균 월세 보증금은 지난달 4천320만원에서 이달 6천97만원으로 1천600만원 이상 뛰었다.
대출규제로 전세 수요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집주인들이 전세 매물을 월세로 전환한 사례도 눈에 띈다.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전용면적 99㎡ 아파트 매물의 경우 기존 전세 보증금이 4억3천만원이었지만, 보증금 4억원·월세 40만원으로 전환해 거래됐다. 중구 영종국제도시의 전용면적 84㎡ 아파트 매물도 기존 2억5천만원 전세 매물에서 보증금 2억2천만원·월세 20만원으로 전환한 사례도 나타났다.
■ 무주택자 주거비 부담 가중 우려… 공급 대책 등 후속조치 필요
대출규제 효과는 단기적일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가 수요억제책 이외에 후속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건설경기 침체로 입주물량이 내년부터 줄어들 가능성 등 집값이 재차 상승할 요소가 많은 상황에서 월세가 계속 오르면 무주택자 주거비 부담만 커지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대출규제 효력은 최소 3개월에서 길어야 6개월”이라며 “적어도 추석 연휴 이전에 공급 대책 등 후속조치를 통해 주택가격 안정 시그널을 주지 않으면 이번 규제가 청년·신혼부부 등의 주거 사다리 걷어차기에 머물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6·27 대출규제는) 장기적인 정책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시장 안정 성격의 대책으로 봐야 한다”며 “당장의 강력한 규제로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고, 그 사이 물가안정과 경제성장 등 다른 경제분야에서 성과가 나타나야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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