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소리가 대사가 되다

 

24개월 이하 아이·부모 위한 호기심 자극 공연

세상에 없는 ‘시잉어’로 관객을 무대 위로 초대

경기문화재단, 내일까지 ‘작은 몸, 큰 상상’ 행사

일본 극단 야마노 온가쿠샤의 ‘숲속에서’ 공연이 지난 26일 경기상상캠퍼스 ‘공간1986’에서 열렸다. /경기문화재단 제공
일본 극단 야마노 온가쿠샤의 ‘숲속에서’ 공연이 지난 26일 경기상상캠퍼스 ‘공간1986’에서 열렸다. /경기문화재단 제공

지난 26일 경기상상캠퍼스 ‘공간1986’ 멀티벙커에 부모의 손을 잡고 아이들이 공연을 보러왔다. 유아차에 몸을 싣고 아이들이 보러 온 공연은 일본 극단 야마노 온가쿠샤의 ‘숲속에서’. 24개월 이하 아이와 부모를 위한 공연으로, 세상에 없는 ‘시잉어’라는 새로운 언어를 활용해 관객을 숲으로 초대하는 무대다.

동굴을 연상케 하는 작은 통로를 지나면 무대가 펼쳐진다. 천장에 매달린 나뭇잎 모양 모빌은 조명을 반사시켜 반짝반짝 빛났고 바닥에는 형형색색 헝겊으로 이뤄진 객석이 있었다. 배우들은 공연이 이어지는 30분동안 특별한 대사없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악기를 손바닥으로 퉁퉁 쳐내면서 입으로 멜로디를 구현하거나 손바닥을 흔들며 아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생애 첫 공연을 접했을 아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숲속 세계를 탐험하는 듯 보였다. 부모 품속을 파고들던 한 아이는 아장아장 무대 위로 걸어 나왔다. 그 아이는 배우들의 동선을 쫓으며 눈동자를 바삐 움직였다. 이제 막 배밀이를 배운 듯한 아이도 있는 힘껏 배우를 향해 몸을 틀고 시선을 맞췄다. 공연장에 울려퍼진 낯선 소리에 울음을 터뜨린 아이도 있었지만, 그 누구도 따가운 시선을 보내지 않았다. 공연을 즐기던 부모들도 배우들의 노랫소리에 맞춰 흥얼거리거나 아이와 함께 공연장 곳곳을 이리저리 탐색했다.

일본 극단 야마노 온가쿠샤의 ‘숲속에서’ 공연이 지난 26일 경기상상캠퍼스 ‘공간1986’에서 열렸다. 이 공연은 경기문화재단이 올해 첫선을 보인 경기 아기공연예술 페스티벌 ‘작은 몸, 큰 상상’ 프로그램 중 하나다. /경기문화재단 제공
일본 극단 야마노 온가쿠샤의 ‘숲속에서’ 공연이 지난 26일 경기상상캠퍼스 ‘공간1986’에서 열렸다. 이 공연은 경기문화재단이 올해 첫선을 보인 경기 아기공연예술 페스티벌 ‘작은 몸, 큰 상상’ 프로그램 중 하나다. /경기문화재단 제공

경기문화재단은 오는 30일까지 상상캠퍼스 일대에서 아기공연예술페스티벌 ‘작은 몸, 큰 상상’을 이어가고 있다. 연극 ‘숲속에서’는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는 작품 중 하나다. 올해 첫선을 보인 이번 페스티벌에선 36개월 이하 영유아 공연과 부모교육, 아기공연 창작자를 위한 전문가포럼, 창작 워크숍 등 다채로운 문화예술 행사가 펼쳐진다.

재단 관계자는 “아이가 양육자와 함께하는 예술 경험이 영아의 성장에 유의미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안고 출발한 행사”면서 “아이들의 작은 손짓과 발짓, 몸짓이 모여 완성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과 참여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재단은 지난해 제정한 ‘경기도 영아 문화 향유 환경 조성 지원 조례’에 따라 영유아 문화향유권 보장을 위한 각종 콘텐츠 개발을 지원하고, 정책 연구를 비롯한 연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