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계획엔 ‘이식’ 포함돼… 시민들 “전수조사해야”
유명 ‘드라이브 코스’인 평택 국도 38호선 서동대로 도로변의 수령 20년 된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잘려나가 논란(6월12일자 9면 보도)이 되고 있는 가운데, 당초 계획은 절단이 아닌 ‘이식’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시가 가로수 절단 사유로 들었던 ‘토사 매립 과정에서 흙에 파묻혀 어쩔 수 없었다’는 설명과는 달랐다.
29일 평택시와 지역 정치권, 시민들에 따르면 수원국토관리사무소는 2023년 6월28일 팽성읍 신궁리 일대(129-5·130·130-6·134-6·136번지 총 1천634㎡)에 대해 버섯재배사의 진·출입로 용도로 도로 점용을 허가했다.
사업자는 국도 38호선과 해당 부지를 연결하기 위해 관련 기관에 ‘연결계획서’를 제출했다. 해당 계획서를 통해 교통표지판은 이설하고 가드레일 134m는 철거, 가로수 13그루(메타세쿼이아)는 이식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가로수 이식은 이뤄지지 않았다.
나무들은 사업장 토사 매립 도중 흙에 파묻혔고 결국 ‘생육환경이 나빠졌다’는 이유로 베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는 원상복구 명령 없이 3천여 만원의 원인자 부담금을 받고 나무 13그루의 제거를 허용했다.
이같은 조치에 대해 시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애초 이식 계획이 있었음에도 나무가 그냥 잘려나간 것은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닌, ‘의도된 벌목’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일부는 관련 기관 간 협의와 감시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평택시민은 “수백억원을 들여 도시 숲을 조성하겠다고 하면서 도로변의 나무들은 손쉽게 베어내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비슷한 사례가 또 없는지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사업자 측은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흙에 파묻힌 상황을 시에 즉시 보고했는지 여부와 베어낸 나무의 처리 방식 등에 대한 질문에 “잘 모른다. 할 말이 없다”고만 답해 책임 회피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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