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우월적·지배적 위치서
최종합의 끌어내는 압박전략 사용
한창 협상중 美 상무장관 긴급호출
수백조원 달하는 대미투자 암시해
상대의 마지노선 확인할 수 있어
협상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일이고 어떤 때는 세상을 놀라게 하기도 한다. 대통령 후보 단일화도 협상이며 출근 때 자가용, 아니면 지하철의 결정도 자신과의 협상이다. 일상에서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고 마음을 맞추어 나가는 과정,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과정 등 협상은 생활이고 삶이고 전쟁이며 역사이다.
Freemium(Free와 Premium의 합성어) 서비스가 있다. 처음 기본은 무료제공, 그다음은 유료서비스로 전환된다. 그 시점에서 싫으면 떠나야 하는데 전환비용(switching cost)이 부담스러워 쉽게 못 떠난다. 마케팅에 Bait & Hook 모델이 있다. 글자 그대로 미끼와 낚시바늘이다. 최초 기본 제품은 저렴한 가격이나 무료로 제공되지만, 기술적 필수 소모품은 고가로 판매된다. 구매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 이후 반복적인 판매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예를 들면 교체 가능한 면도날 개념의 손 면도기는 싼 가격에 판매되 지만 일회용 면도날은 자주 구매해야 하고 비싸다. 휴대전화도 무한 경쟁으로 대폭 할인된 가격에 제공되지만 평생을 통신요금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프린터 판매업자는 저렴한 가격에 본체를 제공하지만 이후 잉크와 카트리지 판매로 수익을 창출한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정수기 등 가정생활 용품까지 렌탈산업으로 발전하였다. 스위스의 한 식품회사는 저렴한 커피머신을 제공하고 고가의 커피 캡슐을 판매하면서 전통적인 마케팅 사고방식에서 벗어났고 그 이후로 이 회사는 차와 이유식 등 다른 제품에도 Bait & Hook 모델을 적용해 수익을 올리며 회사에 엄청난 성공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의 주요 목표는 본체(핵심 제품)에 대한 구매 장벽을 낮추고 이를 통해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고 자주 사용되는 보완 소모품의 반복 판매를 통해 핵심 제품에서 발생한 손실을 만회하는 것이다. 고객이 경쟁사에서 이러한 보완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보완 제품 특허나 강력한 브랜드 구축과 같은 전략을 통해 전환비용(스위칭 코스트)을 높이고 고객을 묶어 두는 락인(lock-in) 전략으로 이를 달성할 수 있다. 병 주고 약 주고 식 마케팅 압박협상 전략이다.
‘협상의 기술’의 저자 허브 코헨은 협상을 좌우하는 3가지 변수로 ‘힘, 시간, 정보’를 꼽는다. 원하는 것을 얻고 싶다면 다음의 3가지를 기억하라고 권한다. 힘, 스스로에게 힘이 있다고 믿어라. 상대방은 그 힘이 당신에게 실제로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 서두르지 말고 데드라인까지 인내하라. 모든 중요한 것은 마지막 순간에 결정된다. 정보, 신호가 울리기 전에 출발하라. 미리 움직여야 상대방이 말하지 않는 정보까지 캐낼 수 있다. 협상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목적에 부합되는 결정을 하기 위하여 여럿이 서로 의논함’이다. 협상은 쌍방을 위한 것, 즉 제로섬 게임이 아닌 Win-Win 스타일이 되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월적 지배적 위치에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협상 마지막 단계에서 직접 압박에 나서는 방식으로 최종합의를 끌어내는 압박전략을 사용한다. 트럼프는 며칠 전 우리와 한창 협상 중인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긴급호출로 불러냈다. 결국, 우리에게도 수백조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를 끌어내려는 것임을 암시하는 압박협상 전략이다. 조지 로스는 그의 책 ‘트럼프처럼 협상하라’에서 ‘트럼프 스타일의 핵심은 자신의 강점을 십분 활용하고 약점은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놀랄 만큼 체계적인 생각을 가졌고, 아주 복잡한 문제도 보통사람들은 결코 생각해 낼 수 없는 매우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낸다’라고 했다. 트럼프 특유의 압박 외교는 두 가지 구체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첫째, 더 나은 조건으로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다. 둘째, 상대의 마지노선이 어디까지인지 확인할 수 있다.
8월1일까지 협상 시한이 임박한 만큼, 우리도 ‘톱다운 압박협상’전략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정치인으로서의 트럼프와 경제인으로서의 ‘트럼프식 협상 스타일’을 잘 분석하여 협상에 임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길 기대해 본다.
/이세광 콘테스타경영컨설팅 대표·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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