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원미구 부천대우테크노파크 한 사무실
실존 인물 움직임 2D·3D로 구현
2030년 약 756조, 50배 성장 전망
K팝·애니메이션 시장 겨냥 주목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데몬헌터스’의 전 세계적인 흥행으로 ‘버추얼 산업’이 조명받고 있는 가운데 인천지역에서도 관련 산업에 도전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29일 오후 방문한 부천 원미구 부천대우테크노파크의 한 사무실. 약 231㎡ 남짓한 공간에 정사각형으로 뼈대를 이루는 구조물이 자리잡고 있었다. 구조물에는 광학카메라 20여대가 전방위로 달려있었다.
잠시 후 동그란 센서(마커)가 부착된 타이즈 형태의 의상을 입은 모델이 구조물 한가운데에 섰다. 한 직원이 구조물 옆에 마련된 컴퓨터의 프로그램을 가동하니 구조물 전면에 설치된 TV 화면에 뜬 한 캐릭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해당 캐릭터는 모델과 동기화돼 움직임 하나하나를 똑같이 구현해냈다. 모델이 쓴 헬멧과 연결된 거치대에는 스마트폰이 연결돼 있었는데, 스마트폰이 모델의 얼굴을 인식하자 곧이어 TV 속 캐릭터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했다.
이날 방문한 현장은 2020년부터 인천테크노파크(인천TP)의 지원을 받아 현재는 연매출 30억원 규모 기업으로 성장한 (주)샵팬픽의 버추얼 아이돌 ‘모션캡처’ 촬영장이었다. 이날 샵팬픽은 모션캡처를 통해 캐릭터와 실존 인물의 움직임을 동기화(캘리브레이션)하는 작업을 시연했다. 실존 인물의 움직임을 2D· 3D로 구현해내는 모션캡처는 최근 신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버추얼 산업’의 핵심 기술이다.
버추얼 산업은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실존 인물이 결합된 형태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실존 인물이 모션캡처 기술을 기반으로 캐릭터로 팬들과 소통하고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버추얼 아이돌 등 버추얼 산업은 최근 케이팝데몬헌터스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주목받고 있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미디어 속 캐릭터가 팬덤을 형성하며 하나의 산업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버추얼 산업은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이머전 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버추얼 휴먼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100억 달러(약 14조원)에서 2030년에는 약 5천275억8천만달러(약 756조원)로 50배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인천TP 인천콘텐츠기업지원센터에서 지원을 받은 버추얼 관련 기업 중 가장 큰 실적을 내고 있는 샵팬픽은 초기에는 외부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해 ‘굿즈(Goods·기획상품)’를 판매하는 플랫폼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가 2023년 버추얼 산업에 직접 뛰어들어 자체 버추얼 아이돌 그룹 ‘리스텔라’를 데뷔시켰고, 현재는 외부 버추얼 크리에이터(그룹)를 영입하는 등 버추얼 기업으로서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최영호 샵팬픽 대표는 “버추얼 산업은 케이팝 아이돌 팬덤 문화와 애니메이션 문화 등 2개 시장을 모두 흡수할 수 있다”며 “2개 시장을 아우르며 버추얼 산업은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샵팬픽뿐 아니라 버추얼 산업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인천TP 인천콘텐츠기업지원센터가 콘텐츠분야 스타트업의 콘텐츠 제작 자금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부스터 프로젝트’ 사업에서는 10개 기업 중 버추얼 관련 기업 3개가 선정되기도 했다.
김동민 인천TP 인천콘텐츠기업지원센터장은 “버추얼 산업이 앞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인천TP도 버추얼 관련 기업을 많이 발굴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고 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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