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 “아직 미성년, 직접 관리”
개인 지급, 소비교육 기회 조언도
“경제 감각 익히기 도움 바람직”
“중3 딸이 ‘내 것도 줘’라며 떡볶이 사 먹겠대요. 줘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소비쿠폰이지 양육수당은 아닌데, 부모가 전부 쓰는 게 맞나요?”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난주부터 지급된 가운데, 미성년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예상치 못한 풍경이 나타나고 있다. ‘아이 몫’을 직접 손에 쥐여줄지, 생활비로 사용할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다. 사용처 제한과 책임 있는 지출을 이유로 ‘부모가 관리하는 게 낫다’는 쪽이 많지만, ‘아이에게도 소비 경험을 줘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종종 눈에 띈다.
30일 수원에 사는 A(40대)씨는 초등학교 4학년인 자녀에게 소비쿠폰 제도를 설명해 줬지만 실제 사용은 맡기지 않았다. 그는 “뉴스를 보고 아이가 ‘나도 받는 거냐’고 묻길래 우리 가족 모두에게 지급되는 거라고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줬다”며 “하지만 아직 돈을 관리할 만큼 성숙하지 않아 직접 쓰게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40대)씨도 “체크카드에 용돈을 넣어주면 안 쓸 때는 전혀 안 쓰다가도, 한번 쓰기 시작하면 친구들과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며 몇만 원씩 훅 빠져나간다. 소비쿠폰도 비슷할 거라서 학원비나 생활비로 사용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가구가 아닌 ‘사람’ 단위로 지급돼 미성년 자녀도 대상에 포함된다. 세대주가 대리 신청하면 자녀 몫도 지급되지만, 실제 사용 여부는 대부분 부모가 정한다. 사용처가 한정돼 있고 교육비 등 필수 지출이 우선되다 보니 초·중학생이 직접 쓰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다고 해서 자녀를 사용 결정에서 완전히 제외할 필요는 없다는 시선도 있다. 개인 명의로 지급된 만큼 부모가 사용 계획을 함께 세우고 일부를 직접 써보게 해 소비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전액을 맡기기보다 대화를 통해 사용처를 정하고 일부 금액을 직접 소비하도록 돕는 것이 현실적이면서도 교육적인 선택이라고 조언한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쿠폰은 개인에게 지급되지만 아이가 직접 번 돈이 아니기 때문에 곧바로 ‘내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도록 부모가 지원금 취지 등을 정확히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며 “사용 과정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어디에 얼마를 쓰는지 기록해 보여준다면 교육 효과가 있다. 일부 금액은 자녀가 직접 계획해 써보게 하면서 경제 감각을 익히도록 돕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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