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이 줄줄… 업무집중 방해” VS “에너지 절약 기조 유지해야”
1980년 관공서 온도 기준 설정
공무원들, 근무환경 개선 요구
환경단체, 전력수급 문제 우려
낮 최고 기온이 38℃를 넘나드는 극한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자체와 공기업 등 공공기관 직원들 사이에서 ‘28℃’로 규정된 관공서 실내 적정온도 기준을 두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45년 동안 고정된 적정온도에 대해 폭염 강도와 근무 환경 등에 맞춰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내부에서 분출되는 반면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국가 에너지절약 기조 유지 등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기남부의 한 시청 공무원 김정준(가명)씨는 사무실 내에서 1시간 이상 업무를 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실내 에어컨이 중앙냉방으로 28℃에 맞춰져 있어 앉아 있기만 해도 계속 흐르는 땀에 업무 집중이 힘들다는 설명인데, 결국 직접 구매한 2개의 탁상용 선풍기에 의존하며 버티는 상태다.
실제 최근 김씨처럼 더위를 호소하며 에어컨 온도를 낮춰달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도내 지자체별 내부 게시판에 반복해서 올라온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더위를 잘 타는 편이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버틸 만 했다. 그런데 올해는 40℃ 가까운 온도에 일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로 실내가 덥다”며 “일하는 건물과 사무실 내 에어컨이 노후화된 점도 한몫한다. 낮 시간대라도 실내 온도에 대한 유동적 운영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처럼 정부가 규정해 놓은 공공기관 실내 적정온도 기준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1980년 ‘정부 및 정부산하 공공기관 에너지절약 대책’으로 동절기 18℃ 이하, 하절기 28℃ 이상이라는 관공서 온도 기준을 처음 만들었다. 이후 2011년 산업통상자원부 고시로 “냉방설비 가동 시 평균 28℃ 이상으로 실내 온도를 유지”하라는 지침을 유지하게 됐다. 해당 규정은 지자체, 공기업, 경찰과 소방 등 관공서 대부분이 적용된다.
기관 건물 및 냉방시설 노후화 정도나 근무 환경과 상관없이 28℃로 고정돼 있어 폭염 강도보다 기준이 경직적이라는 불만이다.
실내 온도 규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적발 횟수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고, 기관 평가에 부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어 기관장들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태다. 현재 사무공간을 제외하고 학교, 도서관, 콜센터, 민원실 등 일반인이 출입하는 다수 공간은 2℃ 정도 낮출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제기된다. 환경단체 등은 기준을 낮출 경우 전력 수급 문제와 에너지 과부하 등을 예방하기 위해 진행되는 정부의 에너지절약 기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에너지시민연대 관계자는 “45년 전에 기준을 정할 당시와 현재의 28℃라는 기준이 다르고, 더위를 호소하는 공무원들의 애로사항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현재 실내 적정온도 26℃라는 캠페인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예외와 완화를 적용할 경우 나타나는 국민적 반응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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