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실국·공공기관 예산 축소 지시
목표 미달성땐 기본경비 삭감 전달
공무원들 “책임 떠넘기는 꼴” 비판
경기도가 세수난 등으로 12년 만에 감액 추경을 예고하고 각 실국 및 산하 공공기관에도 예산 삭감을 지시하자(7월 30일자 3면보도), 도 내외부 분위기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상반기가 지난 시점에서 예산 삭감 지시가 이뤄지자, “전기요금 낼 돈도 없다”며 사업비를 줄이기 어렵다는 호소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31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9일 진행된 세출 구조조정 회의에서는 실국별 본예산 대비 20% 감액목표 설정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이 논의됐다.
감액목표 미달성 실국(공공기관 포함)은 기본경비 삭감을 검토하라는 당부 사항까지 전달됐다.
이에 경기도 내외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이미 공고가 진행된 사업은 예산을 건드릴 수가 없고, 아직 공고 전인 사업이나 신규 사업 등에서 감액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해도 20%라는 감액 목표를 달성하긴 쉽지 않기 때문에 사업비 이외의 행정운영경비까지 줄여야 하는 실정이다.
도 내부 관계자는 “20%가 적은 금액이 아니라 어느 사업에서 어떻게 줄여야 할지 곤란하다”며 “최대한 감액할 수 있는 사업을 찾고 지원대상 등을 축소하려고 하지만 이미 공고가 나간 사업만 (전체 기준으로 봤을 때) 반 이상이라 쉽지 않다”고 했다.
공공기관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출연금이나 사업비 중 예산을 어느 정도로 삭감할 수 있는지 추산 중”이라며 “출연금 중에서 인건비, 사업비는 사실상 삭감하기 어려워 경상경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도청 내부 익명 게시판인 ‘와글와글’에서도 직원들의 볼멘 목소리가 폭발했다. 한 직원은 “감액목표 미달성 실국에는 기본경비를 삭감하겠다고 하는 것은 칼만 들지 않은 협박”이라며 “사업부서 및 공공기관 담당 부서한테 책임 떠넘기기 최강이다”라고 비판했다.
경기도 산하 사업소 직원도 “지금 남아있는 건 업무운영비 성격의 사무관리비, 공공운영비 같은 건데 여기서 반납하면 저희는 전기요금 낼 돈도 없다. 9월부터는 전 직원 재택으로 돌리고 집에서 일하지 않는 한 아무 것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20%는 목표치일 뿐 강제사항은 아니다”라며 “사업부서의 고충은 인지하고 있고, 애로사항을 더 청취하고 있다. 정부에도 지방세 관련 건의 등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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