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중심 ‘수집형 취향 소비’
성인 위한 컬래버 상품 구매 발길
“인기품 수백만원” “아이와 공감”
“사회생활중 스트레스 해소 수단”
어릴 적 만난 캐릭터가 다시 돌아와 2030세대의 지갑을 열게 한다. 세대를 아우르는 캐릭터 상품 소비가 팝업스토어와 중고 거래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면서 ‘수집형 취향 소비’가 하나의 투자·문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30일 오후 수원 AK플라자 백화점 내 팝마트 매장에는 아이들 보다 성인 고객이 대부분이었다. ‘라부부’, ‘크라이베이비’ 등 인기 캐릭터 상품들의 수요는 이미 너무 높아서 현장 판매가 마감됐다는 스티커가 진열대 곳곳에 붙어있었다. 바로 옆 가챠샵(캡슐 장난감 뽑기 매장)에도 평일 오후부터 성인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이들 매장에서 가장 이목이 쏠린 상품은 옛날 캐릭터와 컬래버한 새로운 캐릭터 제품이었다. ‘텔레토비’, ‘파워퍼프걸’ 등 2030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옛 캐릭터 컬래버 상품들은 낯선 신규 캐릭터도 반갑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이날 매장에 방문한 20대 직장인 박모씨는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가 모으는 캐릭터라 관심이 생겼다”며 “인기 제품의 경우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자녀와 함께 온 30대 주부 이모씨도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어릴 때 TV에서 보던 옛날 캐릭터 옷을 입고 있어 신기했다”며 “세대가 달라도 같은 캐릭터를 좋아할 수 있어 좋다”고 미소를 보였다.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캐릭터 열풍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2024 캐릭터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81.5%)은 캐릭터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연령대별로 30대가 89.6%로 구매 경험비율이 가장 높았고, 20대(88.2%), 40대(86.9%) 순으로 뒤를 이었다. 주목할 점은 자녀를 위한 구매가 아닌 본인이 직접 사용하기 위해 구매하는 비율 역시 2030 세대에서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주 1회 이상 캐릭터 상품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30대(46.5%)가 가장 많았고 20대(44.7%), 10대(42.7%) 순으로 조사됐다.
실제 시장에서도 열기는 거세다. 중고나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취미·취향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대비 226% 급증했다. 이 중 만화책(572%), 키덜트(524%) 등 캐릭터와 밀접한 품목이 거래 성장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피규어·프라모델·레고 등 키덜트 상품 거래량은 3배 이상 늘었고 일부 상품은 500만원 대에 거래됐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30세대는 자기만을 위한 감정 소비가 가능하고 사회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관계 피로를 캐릭터와의 심리적 동반으로 해소한다”며 “교감할 수 있는 캐릭터에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며 강한 애착을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캐릭터 상품 수요가 지속할 것”이라 전망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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