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약사범 20대 32.6%
“자신도 모르게 중독도 많아
사정 고려 없이 기소도 문제”
미성년자와 사회초년생 등 취약계층에 대한 마약범죄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약류 범죄에 대한 심각성이 커지며 양형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치료를 통해 사회 복귀가 가능한 계층까지 처벌에 매몰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단속된 마약류 사범은 총 2만3천22명으로, 그중 20대(20~29세)가 32.6%로 가장 높았다. 30대가 28.2%로 그 다음 많았는데, 19세 이하 미성년자도 649명으로 2.8%를 차지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71.9%, 여성이 28.1%로 집계됐다.
3년 전인 2021년보다 마약류 범죄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20대(31.4%)와 여성(23.6%)이 각각 1.2%p, 4.5%p 늘었으며 19세 이하 미성년자(450명, 2.7%)도 소폭 증가했다.
이에 마약 범죄 대응에 대해 최근 수사·사법기관의 형벌 강화 기조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소년과 사회 초년생, 여성 등 의도치 않게 마약을 접했거나 회복 가능성이 큰 계층들까지 강력히 처벌될 경우 사회에 복귀할 가능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7월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미성년자 대상 마약범죄 최대 무기징역 등 마약범죄의 양형기준을 전반적으로 기존보다 높였다
실제 지난해 마약류 사범의 직업별 현황을 보면, 무직이 31.0%로 가장 높고 회사원(5.4%)과 학생(3.0%)의 비중이 컸다. 반면 유흥업(1.6%)은 오히려 적은 비중을 차지했다.
마약퇴치연구소장인 이범진 아주대 약학대 교수는 “마약을 근절하기 위해선 처벌이 당연히 필요하다. 다만, 최근 20대 이하 젊은 층들은 또래 관계나 SNS 등으로 무분별하게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들의 마약 경험 사유와 치료 가능성 등을 수사·사법기관이 충분히 따질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법조계에선 최근 활용 빈도가 낮아지고 있는 ‘판결 전 조사’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판결 전 조사는 법원이 형사재판에서 판결을 내리기 전에 피고인의 범행 동기와 환경 등을 더 깊이 조사해 양형 판단에 참고하는 제도다.
보호관찰 중인 청소년 범죄와 마약, 성범죄 등 대상이 넓지만, 최근에는 가정폭력에 대해서만 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법률사무소 집현전의 이호동 대표변호사는 “최근 마약 범죄에 연루된 사람의 다수는 자신도 모르게 중독되거나 의도하지 않게 경험하는 경우도 많다”며 “그러나 현재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다 보니, 이러한 사정 고려 없이 대부분 기소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치료적 관점에서 갱생과 치료의 의지를 판단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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