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회 심리 반영 난폭운전 ‘기승’

경기도 5년간 난폭운전 6천건 신고

위험 뒤따라 단속·처벌 강화 필요

인적이 드문 심야 시간을 노려 드리프트 주행을 하는 등 도로 위 난폭운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난폭운전은 반사회적 심리가 반영된 만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께 수원시 영통구 한 도로에서 검은색 승용차 한대가 한밤 중 난폭운전을 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해당 차량은 도로 한 가운데를 질주하더니 이내 미끄러지듯 방향을 바꾸는 이른바 드리프트 주행을 일삼았다. 뒤이어 도로 위에서 수차례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도는 모습도 보였다.

영상 속 도로 인근 아파트 단지에 사는 주민들은 집앞에서 벌어진 위험천만한 곡예 운전에 불안감을 표했다. 주민 임모(45)씨는 “늦은 시간 차가 시끄럽게 지나가는 소리가 나 창문을 닫아 놓은 적 있다”며 “단지 옆에 학교가 있고 늦은 시간에 다니는 학생들이 있다. 앞에서 큰 사고라도 날까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박모(38)씨는 “근처에 아파트 신축과 다리 공사를 하고 있어서 갓길에 주차한 화물차도 많다. 자칫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겠다”고 했다.

화성, 용인 등 도내 대도시 외곽에서 난폭운전을 일삼아 경찰에 검거되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월 화성시 등지에서 드리프트 주행과 폭주 레이싱을 한 폭주족 42명을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같은 해 2월에는 용인시 에버랜드 근처 도로에서 드리프트 주행을 난폭운전자 10명을 형사입건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3년 사이 5년 간 접수된 난폭운전 신고 건수는 경기도가 6천271건으로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사회 규범을 무시하려는 일탈 심리와 경쟁심이 난폭운전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드리프트 주행은 보통 늦은 시간 혼자가 아니라 무리지어서 한다. 반사회적 일탈을 향한 경쟁 심리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이 과정에서 중앙선 침범, 과속 등 위험 요소가 뒤따르기 때문에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