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유력 후보와 얽혀 거래량 ↑

李가 근무한 ‘오리엔트 정공’ 반등

저점比 20배 오른 뒤 꾸준히 하락세

“스스로 투기 인식·군중심리 유의”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형 이미지. /ChatGPT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형 이미지. /ChatGPT

지난해 수원시민 신모(28)씨는 업계에서 유망하다고 평가받던 코스닥 상장 철강업체 A사 주식을 샀다. 몇 달간 소폭 등락을 반복하던 주가는 지난 5월 대선 국면에 접어들며 급변했다. A사 모 임원이 유력 대선 후보와 특수 관계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종목은 곧 해당 후보의 ‘정치 테마주’로 묶였다. 거래량은 폭증했고 주가는 후보의 발언과 행보에 따라 상·하한가를 오갔다. 광풍은 대선이 끝나면서 잦아들었다. 거래량은 썰물처럼 빠지며 주가도 대선 전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고정됐다.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정치 테마주는 이번 대선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일부는 후보 핵심 공약과 사업이 맞물려 주목받기도 하지만 학연·지연·과거 인연 등을 억지로 끌어다 붙인 경우도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정치 테마주의 광풍이 끝난 뒤 60일이 지난 현재 주요 테마주 흐름을 보면 하락세가 뚜렷하다. 과거 이 대통령이 소년공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오리엔트 정공’은 대표적인 이재명 테마주로 불렸다. 지난해 11월 주당 가격이 1천원 대를 겨우 유지하던 해당 주식은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이 대통령이 유력 대선후보도 부상하자 주가도 함께 올랐다.

지난 4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이 확정된 날 오리엔트 정공은 1만9천220원을 경신하며 저점 대비 20배 가까이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1일 기준 오리엔트 정공의 주가는 3천5원, 이 대표의 당선 이후 잠시 반등세를 보이는가 싶더니 꾸준한 우하향을 그리며 과거 주가로 돌아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주요 정책인 지역 화폐와 연관된 ‘코나아이’의 주가 역시 당선 이후 6월 9일 8만6천원까지 올라 연고점을 갱신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며 이날 5만5천원에 장을 마감했다.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정치적 이벤트가 끝나면 일제히 주가가 빠지는 정치 테마주의 흐름은 역대 정권마다 반복됐다.

모회사인 ‘hy’의 윤호중 회장이 윤 전 대통령과 같은 파평윤씨 종친이라 테마주로 묶인 ‘NE능률’도 같은 흐름을 겪었다. 지난 2021년 3월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직을 내려놓고 정계로 진출해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르자 3천원 대에 머무르던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6월 9일 윤 전대통령이 공개 행보에 나서자 주가는 3만750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주가는 급격히 빠져 이날 NE능률은 2천420원에 장을 마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테마주로 묶인 ‘바른손’ 역시 직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국면부터 상승해 1만5천598원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해 현재는 10분의 1 수준인 1천209원에 머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로 돈을 버는 투기 세력이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부당 이익을 취하는 세력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테마주로 묶이면 원하든 원치 않든 투기세력에게 휘둘리기 때문에 기업과 기존 투자자 입장에서도 좋을 것이 없다”며 “사전에 테마주 현상을 막을 순 없겠지만 돈을 버는 것은 투기 세력일 뿐이라는 것을 투자자 스스로도 인식하고 군중심리에 휩쓸리지 않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