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확성기 방송 ‘중지’에 이어 확성기 전면 ‘철거’
일각서 9·19 군사합의 복원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견도
국방부가 군사분계선 일대에 설치된 대북확성기를 전면 철거하기로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11일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잠정적으로 ‘중지’한 후속 조치 차원에서 이뤄졌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요인 가운데 하나를 제거하기 위한 이재명 정부의 첫 시도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우리 군은 오늘부터 대북 확성기 철거를 시작했다”며 “이는 군의 대비 태세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남북 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철거 대상은 고정형 대북 확성기 전체가 그 대상이다. 기동형 확성기는 이미 현장에서 철수됐다. 국방부는 “(철거 작업은) 수일 내로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 안에 끝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철거 배경에 대해 “지난 6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한 이후에 후속 조치 차원에서 국방부에서 관련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남북 간 긴장 완화를 위한 군(軍) 차원의 선제적 조치로 풀이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대북 확성기 방송을 멈춘 이후 ‘중지’라는 표현을 써왔는데, 이번 공식 발표에는 ‘철거’라는 용어를 썼다.
대북확성기 방송은 2018년 문재인 대통령 재임 당시 4·27 판문점 선언 이후 중단됐다. 그러다 지난해 6월 전방지역 24개소에서 재개됐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따른 대응 차원이었다. 대북확성기는 군사분계선 인근 주요 지역에 설치돼 있다. 주로 북한 체제의 허구성과 남한의 발전상을 알리는 내용 등을 송출해왔다. 남측이 대북확성기 방송을 시작하자 북측도 대남확성기를 이용한 소음 송출에 나섰다. 남북이 확성기를 이용한 심리전에 돌입하는 양상을 보이며 남북 긴장도 고조됐다. 남북 ‘강대강’ 대치에 접경지역 주민들은 최근까지 극심한 소음피해를 겪었다.
남북대화가 장기간 중단된 상황이서 이번 대북확성기 철거 조치가 남북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북관계와 평화안보를 연구하는 인천연구원 남근우 연구위원은 “북한에게는 ‘우리가 먼저 긴장을 조성하지 않겠다’는 평화 제스처를 취했고, 우리 국민과 접경지역 주민에게는 ‘한반도 평화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며 “상호 신뢰 회복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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