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은 공무원에 미덕인 동시에 의무지만
이를 악용하는 일부 민원인에 안타까움 커
‘소통 중시’ 행정 속성상 피할 수 없는 위기
작년 공무원 보호 강화, 상호존중 계기되길
친절은 공무원에게 미덕인 동시에 의무이기도 하다. 업무 처리에서뿐만 아니라 소통의 차원에서 필요한 태도이다.
그러나 이를 악용하는 일부 민원인의 그릇된 행동으로 일선 행정 현장에서는 ‘친절의 딜레마’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소위 ‘악성 민원’이라 불리는 횡포가 횡행하다 보니 공무원 세계에서 친절이 오히려 독이 된다는 인식이 퍼져 경각심을 주고 있다.
안타까움에 앞서서 시민과 소통이 중시되는 오늘날 행정 속성상 피할 수 없는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친절이 당연시된 행정 서비스 현장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무원의 친절한 응대는 민원인에게 안정감을 주고 신뢰감을 느끼게 한다. 친절함 속에서 공무원과 민원인의 소통은 촉진되고 서로 신뢰 관계가 쌓인다.
양주시에서도 매년 정기적으로 이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고 친절이 몸에 배도록 전 공무원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왜냐하면, 친절이 공무원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한 태도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으로서 전문성과 업무능력을 인정받고 무엇보다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친절한 공무원에게 민원인은 더 나은 평가를 하기 마련이다.
또한 친절은 공무원의 직업 윤리와 도덕성을 입증하는 수단이며 공무원과 민원인 간의 존중과 배려로 완성될 수 있다. 그러므로 공무원은 면전에서 불만을 표하는 민원인조차도 친절과 예의로서 대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공무원이기에 앞서 공무원도 존엄성을 지닌 인간이다. 무례를 넘어 폭력에 가까운 언행으로 위협하는 민원인에게까지 친절이 허용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오죽하면 ‘민원인 갑질’이란 말까지 나왔겠는가? 공무원은 지자체와 국가의 귀중한 인적 자산이기도 하기에 마땅히 보호받아야 한다.
일선 행정 현장에서 악성 민원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양주시에서도 이로 인해 공황장애나 우울증,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공무원이 증가하고 있다.
악성 민원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대응 지침을 마련해 정기적으로 모의훈련도 하고 있다. 민원실 공무원에 대한 보호조치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 6월 하반기를 마무리하는 시기에 맞춰 민원담당 직원들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의 시간을 가진 바 있다. 이때 악성 민원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레 나왔다. 현장의 목소리로 전해 들은 상황은 비록 덤덤히 묘사됐지만, 그 위기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인격과 생명을 위협받는 지경이라면 우리는 직무를 떠나 응당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공감하게 됐다. 민원담당 공무원에 대한 더 안전한 근무환경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게 했다.
한편으로 민원담당 공무원들에게서 희망도 보았다. 비록 공무원의 친절이 위협받고 있긴 하지만, 그들은 민원인들에게 더 나은 응대를 하기 위한 고민 또한 깊었다. 악성 민원이 있다고 해서 민원인을 동일한 대상으로 볼 수 없는 건 당연하다. 분명 구분지어야 한다.
그 구분의 기준은 상호 존중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사에 갈등은 필연적 요소이다. 다만 어떤 방법으로 풀어 나가느냐에 따라 갈등이 화해와 협력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은가.
민원인과 공무원의 갈등은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가짐으로서 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공감과 소통은 상대방의 진심을 읽고 서로의 입장을 수용하려는 태도에서 나온다.
지난해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이 개정돼 민원담당 공무원의 보호조치가 한층 강화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를 통해서 민원인과 공무원 사이에 상호 존중의 가치가 더욱 강화되는 계기도 마련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강수현 양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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