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는 시청 앞 집회가 없습니다. 그래서 ‘갈등제로 도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은 청사 앞 집회에 익숙하다. 각종 현수막과 깃발, 확성기, 그리고 구호를 외치는 시민들의 모습은 일상이 됐다.
반면 남양주시는 이런 풍경과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갈등제로 도시’란 특수사업을 통해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집단 갈등을 해소, 시청 앞 집회가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광덕 시장은 민선 8기 취임 후 시 특색사업으로 ‘신속·적극·진심’이란 갈등 해소 3대 원칙을 시정 철학으로 삼아 시청과의 소통에 집중했다.
이 원칙에 따라 집단 민원이 예상되면 먼저 이해관계자에게 손을 내밀고 대화를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오남읍 폐식용유 처리공장 건립 문제’, ‘별내동 생활숙박시설 용도 변경’, ‘평내동 하수처리장 관련 민원’ 등이 있다.
이들 사안이 불거졌을 때 주 시장은 민원 현장에서 시민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고 행정력을 총동원해 해결책을 찾은 끝에 대부분이 만족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2023년 12월5일 별내동 생활형숙박시설 입주민과 소유자 200여 명이 ‘오피스텔 용도변경’ 신고 불수리에 항의하며 시청을 찾자 주 시장은 입주민 대표 5명과 즉석 면담한 뒤 집회 참여 주민들 앞에서 “충분히 대화했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설명드렸다”며 “시장으로서 시민들 앞에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2025년 6월26일 별내택지지구 도시관리계획(지구단위계획) 변경 고시를 통해 힐스테이트 별내역, 별내 아이파크 스위트 등 생활형숙박시설의 오피스텔 용도 변경이 이뤄졌다.
가끔은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발생한다. 한 민원인이 시장 면담을 요청하며 비서실 앞에서 농성중이란 연락을 받고 시청으로 돌아온 주 시장은 오후 11시까지 시장실에서 민원인의 이야기를 들어줬다. 결국 민원인은 “속이 다 시원하다”며 농성을 마무리했다.
주 시장은 “갈등이 없는 도시는 없다. 중요한 것은 갈등을 어떻게 진정성 있게 풀어가느냐”라며 민원이 발생하면 실무진이나 국장 선에서 대응하려 하지만 때때로 그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주 시장은 “민원인 입장에서 시장이 얼마나 미웠겠나. 그래서 저는 민원이 커지기 전 먼저 손을 내밀었다”며 “단순히 차 마시며 인사하는 게 아니라 1시간이든, 2시간이든 시민들 이야기를 다 듣고 그 후에 제 생각을 5~8분가량 말했다. 끝까지 경청하고 메모하고 직접 해결하려 노력하면 갈등은 자연스레 사라진다”고 전했다.
그는 정치적 입장이 다른 경기도지사나 지역 국회의원, 의견이 다른 시민단체, 온라인 커뮤니티와도 선제적으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집회 민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오래전 진행돼 온 행정 사안에 대한 집회는 허용하고 있다. 다만 여름철 날씨가 더울 때는 시청 정문 도로가 아닌 나무 그늘이 있는 시청 내부 공간에서 집회를 하도록 안내한다.
시는 이런 꾸준한 소통으로 물리적 충돌없이 사회적 갈등을 풀어나가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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