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 취하”… 법무부 공식 발표
무심했던 정부 전향적 변화 기대
道 취하 동참 방침에 논란 일단락
진화위·피해자들 모두 환영 입장
선감학원 인권침해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배상 판결에 대해 정부와 경기도가 불복해 논란(7월14일자 1면 보도)이 불거진 지 20여일 만에 정부가 상소를 포기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경기도 역시 상소 포기에 동참할 방침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선감학원 사건에 무심했던 정부의 태도에 전향적 변화가 촉발된 셈인데, 진실화해위원회와 피해자 모두 환영 입장을 내며 적극적인 피해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했다.
법무부는 5일 “선감학원에 강제 수용된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국가배상소송과 관련해 피해자들의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해 원칙적으로 국가가 제기한 상소를 일괄 취하하겠다”며 “향후 선고되는 1심 재판에 대해서도 추가적 사실관계 확정이 필요한 사건 등 예외적인 경우 외에는 상소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법무부는 선감학원, 형제복지원과 관련된 국가배상소송이 전국 법원에 제기돼 일관된 배상기준 마련 필요성 등을 이유로 상소했다”며 “하지만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상고 기각 판결이 선고됐고, 선감학원 사건도 형제복지원 사건과 불법성의 크기나 피해의 정도가 다르지 않으므로 더 이상 소송으로 인한 피해자의 고통이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또한 취하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재판 과정에서 선감학원 운영 주체가 도이고, 운영 사무도 도의 자치사무이므로 배상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정부의 상소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고 판단해 상소를 이어왔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법무부의 상소 취하를 모니터링 중이고, 정부 결정에 맞춰 바로 취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경인일보는 선감학원 피해자 13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와 도가 총 위자료 33억100만원을 배상하라는 항소심 판결에 대해 정부와 도가 인정할 수 없다며 불복해 상고한 점을 처음 보도했다.
특히 경기도지사 출신 대통령으로 전향적 태도가 기대된 정부와 피해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해 온 경기도가 제기한 상고로 논란이 커졌다. 보도 직후 진실화해위원회는 “책임을 통감하고 상고를 중지하라”고 비판을 가했고, 피해자들은 대통령실 앞에 찾아가 “2차 가해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선감학원 손해배상과 관련해 진행되는 재판은 15개며 10개 이상의 재판이 상소돼 수년째 법적 다툼이 이어져 왔다.
상소 포기 소식에 진화위와 피해자 모두 환영의 입장을 내비쳤다.
김영배 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 회장은 “피해자들이 그동안 장기간 지속된 국가배상 소송에 여러 심리적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제 정부와 경기도가 피해 회복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2년 피해자 진실 규명을 결정한 진화위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상소 포기 결정에 환영한다”며 “국가가 진실규명 취지에 맞는 책임을 통감하고, 신속한 권리구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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