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분양때 ‘육아·보육특화’ 강조
시간 지나면서 유아무야·후퇴
유치원·학교등 폐지 또는 축소
신혼부부들, 시위·관계기관 ‘호소’
특화단지 걸맞는 제도적 대책 필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개발하는 성남 낙생지구·복정지구·위례, 인천 가정2지구 등에는 모두 신혼희망타운이 들어서고 선분양받은 신혼부부 등이 입주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부푼 꿈은 교육시설·환경 앞에 분노로 바뀌고 있다. 당연히 여겨졌던 육아·출산에 대한 배려는커녕 교육시설·환경이 분양 때에 비해 후퇴하고 있는 현상을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월차를 내고 1인 시위에 나서거나 간담회 등에서 호소해야 하는 실태를 3회에 걸쳐 짚어 본다.→편집자주
“육아와 보육 특화라더니, 신혼희망타운이 아니라 정말 절망타운입니다. 망국으로 가는 출산율에 그나마 이바지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하는데 정말 너무합니다.”
초등학교 문제로 지난달 28일부터 성남교육지원청 앞에서 1인 시위(7월29일자 11면 보도=성남 ‘위례 학교문제’ 신혼희망타운으로 확산···입주예정자들 1인시위 나서)를 이어가고 있는 성남 위례 신혼희망타운 입주예정자협의회 관계자의 말이다.
출산·보육 환경을 둘러싼 신혼희망타운 입주예정자들의 반발은 성남 위례뿐만이 아니다. 복정·낙생지구, 인천 가정2지구 등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 성남 위례
성남 위례의 경우 내년 12월 입주예정으로 1천309세대 규모의 신혼희망타운이 조성 중이다. 양옆으로 푸른초등학교와 고은초등학교가 위치해 있고 입주예정자들은 사전청약 당시 모집공고문을 통해 자녀들이 푸른초에 배정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학교 간 학생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고 신혼희망타운 아이들은 이미 과밀 상태로 모듈러교실을 더 설치해야 하는 푸른초, 과밀 직전의 고은초, 800m~1㎞ 거리의 다른 학교로 가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신혼부부들인 입주예정자협의회 대표단 10여 명은 연·월차를 내고 1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당초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점, 문제가 불거진 지 4년이 넘었는데도 교육당국이 초교 신설 등 근본적인 해결잭을 마련하지 않은 채 학부모 간 갈등만 부추킨다는 점 등에 분노하고 있다.
■ 인천 가정2지구
인천 가정2지구는 신혼희망타운 801세대(분양 534, 행복주택 267세대) 등에 대해 지난해 2월 신혼부부만을 대상으로 선분양했다.
입주예정자협의회 관계자는 “분양 당시 아파트 견본주택이나 공식 웹사이트, LH설명회 등에서 ‘안심 교육, 초품아 교육 환경’ 등을 홍보하면서 초등학교 설립 예정 문구를 지난달까지 사용했다. 그런데 최근 확인 결과, 초교 설립 계획이 없다는 교육청의 답변을 받았다. 이로 인해 아이들은 왕복 4차선·10차선 횡단보도를 두 번 횡단하여 1~1.5㎞ 걸리는 양지초등학교로 등교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입주 예정자들은 이후 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하여 교육청·LH에 약속 이행을, 기초의회·국회 등에는 문제 해결에 나서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입주예정자협의회 관계자는 “입주 예정자들 상당수가 신혼희망타운 전용 주택 담보 모기지론을 선택한 경우도 많아 최소 10년 이상 장기 실거주해야 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설립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양지초의 경우 당초 분교로 지어진 학교로 2028년 남은 주택단지가 입주하면 초과밀이 될 것이 자명한 상태이며 통학로 또한 열악한 상황이다. 그런 만큼 초교 또는 초·중 통합학교를 꼭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제도적 배려 등 대책 필요
성남 복정지구의 경우는 신혼희망타운 702세대가 들어선다. 이곳은 당초 예정됐던 중학교가 폐지되면서 아이들이 차량 통행이 많은 비탈진 도로를 따라 도보로 39분가량 걸리는 창성중 등으로 가야해 반발이 일고 있다. 신혼희망타운 입주예정자 등을 망라해 구성된 복정지구 학부모협의체 관계자는 “기본적인 중학교도 없이 버젓이 A2, A3블록은 결혼 장려 및 출산율을 제고를 목표로 하는 신혼희망타운이라고 명명한뒤 다자녀는 가산점도 줬다”고 개탄했다.
2021년 사전 청약한 미취학 아동이 있는 신혼부부 및 예비 신혼부부 등이 입주하는 1천400세대 신혼희망타운이 들어서는 낙생지구(8월4일자 8면 보도=[분노 유발 신혼희망타운·(1)] 성남 낙생지구 사라진 단독유치원)는 선분양 당시의 단독유치원이 폐지되고 예정에 없던 치매형요양원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반발을 사고 있는 경우다.
이런 공공주택지구 신혼희망타운들의 공통점은 신혼부부 특화단지라고 선분양하면서 약속했던 교육시설·환경 등이 입주시기가 다가오면 ‘유야무야’되고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신혼부부들 사이에서는 ‘사기극’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또 신혼희망타운에 걸맞은 교육시설·환경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교육청 한 관계자는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그 특성을 고려하고 있지만 의무사항이 아닌데다 전반전으로 아이들이 줄어드는 추세를 감안해 보수적으로 학교시설 계획을 수립할 수밖에 없어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신혼희망타운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출산·보육환경을 의무화하는 등의 제도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남 위례 신혼희망타운 입주예정자협의회 한 관계자는 “엇비슷한 문제가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카톡방을 개설해 상황이나 대책을 공유하고 있는데 30곳의 신혼희망타운 대표자들이 참여하고 있고, 구리 갈매지구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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