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석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식거래를 하는 휴대폰 화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찍혔다. 4일 촬영해 5일 공개된 사진은 집권여당 4선 법사위원장의 주식 차명거래 증거로 충분했다. 실수로 들고 갔다는 보좌관 휴대폰을 열어 AI 대장주들을 거래했다. 반박 불가의 불법혐의에 이 의원은 이날 민주당을 탈당했지만, 정청래 대표는 6일 제명 조치했다. 전 정권 비리 수사 3개 특검을 호령하던 법사위원장이 사진 한 장으로 하루아침에 다수의 실정법 위반 혐의자로 경찰 수사 대상이 됐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이 의원의 주식 차명거래 의혹을 ‘심각한 국기문란 사안’이라며 대통령과 여당을 공격하고 나섰다. 그런데 송 위원장의 휴대폰 텔레그램 대화창도 이 의원과 같은 날 찍혔다. 비리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거나 출소한 전직 의원 3명과 전직 의원 부인의 8·15 사면과 복권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요청했다. 그날 아침 여당 일각의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사면 주장을 “파렴치한 요구”라 했던 야당 대표가 카메라 밖에선 비리 정치인들의 사면을 요청하면서 “감사합니다”라고 눈웃음을 쳤다.
경인일보가 2006년 한나라당 경기도당 지도부와 사업가들의 ‘수해 골프’ 현장을 특종 보도했을 때 사진기자는 강원도 골프장에서 잠복했다. 시대가 변했다. 국회의원, 장·차관 휴대폰만 촬영해도 정치인의 두 얼굴을 포착할 수 있다. 국회 본회의장과 상임위원회는 휴대폰 특종의 보고다. 2022년 국민의힘 ‘체리 따봉’ 사태는 특종이 게이트로 번졌다. 신임 대통령 윤석열이 이준석 당대표 징계를 마친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며 체리 따봉 이모티콘을 날렸다. 국민의힘 내분과 붕괴의 원점이 됐다.
이춘석 휴대폰 게이트는 대통령까지 엄정한 수사를 지시하면서 사법처리 수순에 들어갔다. 반면 송언석 휴대폰 게이트는 도덕적 비난에도 꿋꿋하다. 대통령·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 격차엔 이유가 있다. 휴대폰 특종이 터질 때마다 사생활보호필름 부착 등 언론 카메라 회피에 급급한 국회의원들이다. 웃기는 일이다. 두 얼굴의 야누스가 정치인의 본성이라지만, 하나의 얼굴로 언행일치 정치를 하면 걱정할 이유가 없는 휴대폰 게이트다. 기자의 카메라가 아니라 표리부동한 두 얼굴의 정치를 두려워할 일이다.
/윤인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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