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서 20여년 근무뒤 퇴직 A씨
대체인력 일하다 3기 진단후 숨져
산재 승인 사례, 전국 175건 달해
퇴직자·영양사 포함땐 더 늘수도
“개선 미진한데, 관련 예산 줄어”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일한 노동자가 폐암 판정을 받고 숨진 사건을 두고 급식 노동자들이 급식실 환경개선이 필요하다며 집단으로 목소리를 냈다. 급식실 노동자가 숨지는 사건이 이어지자 환경개선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진척은 더디고 관련 예산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6일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이하 지부)에 따르면 평택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했던 급식실 노동자 A씨가 지난달 31일 숨졌다. A씨는 1998년부터 20여년 동안 학교 급식실에서 일한 뒤 정년퇴직했다. 이후 다시 급식실로 복귀해 대체인력으로 근무하던 중 지난 2023년 전국 단위로 진행된 전수조사에서 폐암 3기 진단을 받았다. 이후 항암치료를 받아왔지만, 지난달 암세포가 뇌까지 전이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결국 사망했다.
A씨는 폐암으로 숨진 전국 14번째, 경기도에서만 6번째 급식실 노동자로 추정된다. 지난 2021년 수원지역 급식실에서 일하다 폐암에 걸린 노동자가 산업재해 승인을 처음 받은 이후, 지금까지 폐암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6월 기준 전국 학교 급식실 내 폐암이 원인인 산업재해 승인 사례는 총 175건인데, 이마저도 10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 대상 수치에 해당해 A씨처럼 퇴직 후 발병하거나 영양사 등 직접 조리하지 않는 이들까지 포함되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원대책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각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료를 보면, 경기도의 급식실 환기개선사업 이행률은 3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부는 이날 오전 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암 발병이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면서 정부는 환기시설 개선사업에 나섰지만, 실제 개선 비율은 30%대에 그쳤고 관련 예산은 전년도와 비교해 1천여억원이나 줄었다”며 “고온다습하고 조리흄이 발생하는 노동조건이 지속되면 폐암 확진자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폐암 산업재해의 원인을 원천 제거하는 현대화 사업을 최우선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전국에서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꾸준히 나옴에도 고온 기름 조리 시 발생하는 ‘조리흄’을 유해인자로 지정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리흄이 산업안전보건법 상 유해인자로 분류되지 않은 탓에 노동부가 발급하는 건강관리카드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미비한 상황이다.
김응훈 지부 조직국장은 “노동부는 급식실 노동자들의 폐암을 산재로 인정하고 있으면서도 조리흄이 과학적으로 입증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유해물질로 지정한 뒤 작업 환경의 적절성에 대한 조사를 정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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