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처법 시행때 ‘안전사고팀’ 신설
“인력·예산 보강돼야 차별성 확보”
관계기관과 협력 역할분담도 관건
경찰이 시도청마다 신설을 추진하는 산재 전담팀에 대해 전문성 강화라는 기대와 함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수사역량 강화 종합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지시에 따라 최근 추진을 공식화한 ‘산업재해 전담 수사팀’ 신설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이 담겼다.
경찰청이 중대재해 사건 수사에 대한 수사지휘계를 설치하고, 전국 시도경찰청의 형사기동대에 전담 수사팀을 마련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산업안전공단 등 관계기관과 수사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산재 수사의 전문성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현재 중대재해와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해당 시도청이 형사기동대에서 전담팀을 꾸리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의 경우 사고 발생 지역과 규모 등을 고려해 기동대 한 팀을 정한다.
기존 광역·기획 수사까지 담당하던 형사기동대 내에 전담팀이 아예 고정되면 수사의 일관성이 확보될 것이란 분석이다. 사건 발생 시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상설 조직이 생기면서 수사 착수의 속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산재 수사는 일반 형사 사건과 다르게 복잡한 법규와 용어, 기술적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전담팀에게 관련 전문 교육이 이뤄지고, 국토부 등과의 협력체계도 제대로 자리 잡으면 수사의 일관성과 전문성 측면에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존 시스템과의 차별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지난 2022년 1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경찰은 시도경찰청에 ‘안전사고 전문수사팀’을 설치했다. 특정 사고가 발생했을 때마다 구성되는 현재 시스템을 이때부터 갖추게 됐는데, 전담 수사팀에 대한 인력 보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큰 차별성을 두기 어렵다는 게 경찰 내부의 목소리다.
협력체계를 갖추겠다는 관계기관과의 역할 분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수사의 혼선만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전담팀의 역할과 기능 강화를 위해 관련 예산과 인력, 규정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현재 발표된 구상으로는 기존 시스템과 큰 차이는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번 전담팀 구성은 산업현장에 대한 수사력을 더 강화하겠다는 압박감을 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전문성과 협업 체계, 인력 등 다양한 체계를 갖추면 상징성을 넘어 실효를 챙길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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