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현재까지 도비 60억 지출

유해발굴비 등 구상권 행사 검토

국가 주도 별도 사업 등 참여 기대

선감학원 아동 유해매장 추정지로 확인된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산37-1에서 분묘 155기에 대한 유해 발굴 작업이 실시 되고 있다. 유해발굴 작업자들이 개토 작업을 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선감학원 아동 유해매장 추정지로 확인된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산37-1에서 분묘 155기에 대한 유해 발굴 작업이 실시 되고 있다. 유해발굴 작업자들이 개토 작업을 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그동안 선감학원 사건에 대해 경기도가 유해발굴부터 피해자 지원까지 국가 대신 전부 도맡았던 가운데, 국가의 이번 상소 취하를 계기로 정부의 직접 지원 길이 열릴지 관심이 커진다.

경기도는 유해발굴비에 대해선 정부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어, 정부와 경기도 사이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6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2023년부터 올해까지 선감학원 사건 피해 지원 예산으로 총 60억7천400만원을 투입했다. 모두 도비다.

피해자 지원금 34억8천900만원, 피해자 지원센터 운영 8억500만원, 피해자 의료비·약재비 지원 9천만원, 공동묘역 유해발굴 9억원, 선감학원 옛터 공공건축기획 용역 5천만원, 선감역사박물관 1억8천만원 등이 포함된다.

경기도는 지난 2022년 10월 선감학원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하며, 피해자 지원책을 마련했다. 피해자에게 생활비 월 20만원, 위로금 500만원(1회), 의료·심리지원(누적 1천600건 이상)을 제공하고 있으며 정신적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피해자 지원센터도 운영 중이다.

문제는 이 같은 지원이 모두 경기도 차원에서만 이뤄져, 경기도의 재정적 부담 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는 지난 2022년과 2024년 선감학원 사건을 ‘공권력에 의한 아동 인권 침해’로 결론내렸다. 이어 위법적 부랑아 정책을 시행한 국가와 선감학원 운영 주체인 경기도에 공식사과 및 유해발굴, 지원책 마련 등을 권고했다.

진화위는 당시 경기도지사-진실화해위원장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유해 발굴 및 제도 개선은 국가 주도로, 피해자 지원 사업은 경기도에서 집중해 추진하라”고 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그동안 공식 사과는커녕, 피해자 지원책도 내놓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진화위 권고를 묵살한 채 손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이런 상황 속,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지난 5일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에 대한 국가배상 판결에 정부가 상소 포기 결정을 내린 점이 큰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태도는 물론, 사실상 경기도에만 오롯이 맡겨졌던 각종 대응에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선감학원 사건과 관련해 “특별법 제정 등 국회가 할 일이 있다면 앞장서서 해결해 나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선감학원 공동묘역 유해발굴 사전절차로 분묘 일제 조사 안내문과 분묘번호가 곳곳에 꽂혀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선감학원 공동묘역 유해발굴 사전절차로 분묘 일제 조사 안내문과 분묘번호가 곳곳에 꽂혀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정부의 상소 취하에 따라 경기도는 유해 발굴 및 안치 비용에 대해 정부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이런 계획은 이미 지난해 김동연 도지사가 언급한 바 있다. 김 지사는 지난해 8월 선감학원 묘역에서 열린 유해 발굴 개토 행사에서 “정부가 해야할 의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각성하라는 차원에서, 유해 발굴 과정과 봉안 과정을 마치면 발굴에 소요된 10억원 가까운 비용에 대해 중앙정부에 구상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었다.

유해발굴 조사를 통해 총 537점의 유해를 수습한 경기도는 오는 10월 말까지 유전자 감식 및 안치를 마칠 계획이다. 총 비용이 확정되면 실제 정부에 청구할 구상권 행사 범위를 추산할 방침이다. 다만 구상권 청구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근거나 기준 등이 명확지 않아, 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국가 배상 판결에 대한 손해배상금 역시 정부와 논의해 분담 비율을 결정해야 한다.

이와 관련, 경기도 관계자는 “아무래도 그동안 전액 도비로만 사업이 진행되다보니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국가가 책임을 인정했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피해자 지원 사업에 국비를 지원한다든지, 별도 사업을 추진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영지·고건·김태강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