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적인 운영’ 정부도 책임 인정

‘피해자 1인’ 위자료 8천만원 ‘의미’

유사사건 재발억제 등 참작 사유도

선감학원 아동 유해매장 추정지로 확인된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산37-1에서 분묘 155기에 대한 유해 발굴 작업이 실시 되고 있다. 유해발굴 작업자들이 개토 작업을 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선감학원 아동 유해매장 추정지로 확인된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산37-1에서 분묘 155기에 대한 유해 발굴 작업이 실시 되고 있다. 유해발굴 작업자들이 개토 작업을 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피고 대한민국은 불법행위로 인한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서울고법 민사1-2부는 지난 6월 4일 선감학원 피해자 13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와 도가 총 33억1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후 정부와 도는 인정할 수 없다며 상고했고, 경인일보 단독 보도(7월14일자 1면 보도)를 통해 불복 소식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당시 선고된 판결문을 보면 재판부는 선감학원의 불법적인 운영에 정부도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 대한민국이 추진한 부랑아 단속 정책에 따라 경찰과 공무원들은 법률상 근거가 없음에도 조직적인 부랑아 단속을 실시해 원고들을 강제로 연행한 후 선감학원에 수용하도록 했다”며 “그 과정에서 아동복리법 등 법에서 정한 보호자 의견 청취와 통지 등 기본적인 절차도 준수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설령 선감학원의 운영 사무가 피고 경기도의 자치사무라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은 이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선감학원 아동 유해매장 추정지로 확인된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산37-1에서 분묘 155기에 대한 유해 발굴 작업이 실시 되고 있다. 유해발굴 작업자들이 개토 작업을 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선감학원 아동 유해매장 추정지로 확인된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산37-1에서 분묘 155기에 대한 유해 발굴 작업이 실시 되고 있다. 유해발굴 작업자들이 개토 작업을 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해당 재판부는 선감학원 피해자 1인당 한 해 수용일 기준 8천만원의 위자료를 산정했는데, 정부의 중대한 인권침해 정도가 반영됐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불법행위는 국가와 지자체가 적극 개입해 장기간 이루어진 중대한 인권침해 사안”이라며 “불법행위로 인해 산정하는 위자료는 피해자의 고통 정도, 가해자의 고의·과실 정도, 가해행위의 동기·원인 등이 원칙적으로 참작된다. 공무원들에 의해 조직적이고 의도적으로 중대한 인권침해 행위가 자행된 경우 유사 사건 재발 억제, 예방할 필요성 등도 중요한 참작 사유로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원고들은 수용할 당시 6세 내지 12세에 불과한 어린 아동들이고, 대부분 가족 등 보호자가 있거나 거처가 있음에도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로 선감학원에 수용됐다. 감금·수용된 기간에 구타 등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가혹행위와 강제노역에도 시달리며 교육받을 권리도 침해당했다”며 “대부분의 원고들은 현재까지도 정신적, 육체적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취약한 상태에서 생활해 이같이 위자료를 산정한다”고 덧붙였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