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의 A 문화재단 직원 여럿에게 재단 내부 사정을 들었다. A 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미스러운 일로 지난달 사직했다. 그 불미스러운 일이 언론 등에서 오르내릴 때마다 A 문화재단 직원들은 심적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재단 내부 갈등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한다. 직원 간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이어지고, 공황장애 등 질환을 호소하며 휴직한 직원도 있다.
인천 B 문화재단 직원에게도 A 문화재단과 비슷한 상황에 대해 제보받은 적이 있다. B 문화재단 또한 전임 대표이사가 임기 중 해임된 이후 3년 가까이 대표이사 공석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직 운영·관리가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C 문화재단 직원도 업무와 조직 내부 문제에서 받은 정서적 고통이 신체적 질병으로 이어졌다고 털어놨다. 당사자에게 직접 듣지 못했지만 D 문화재단 분위기도 마찬가지라고 전해들었다.
왜 그럴까. 문화재단을 ‘정치적으로 흔들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은 것 같다. 특히 문화재단 이사장을 맡는 기초자치단체장이 바뀌는 ‘정권 교체기’를 겪은 문화재단이 내·외부 갈등을 심하게 겪는다고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계를 둘러싼 ‘정치적 개입’(블랙리스트 사건)이 문화계에 치유하기 어려운 큰 상처를 낸 적이 있다. 지역의 문화재단 직원들은 이 같은 요인으로 자신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떤 문화재단 사례인지 알 만한 사람은 아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알파벳 이니셜로 표기한 건 “불미스러운 일로 외부에서 우리 재단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자괴감을 느낀다. 재단 이름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한 문화재단 직원의 호소 때문이다. 문화재단들이 아프다.
/박경호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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